삼성전자, 50조의 그림자... 반도체 빼면 ㅠㅠ

2017-11-0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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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등 부문은 역성장 사업구조 '불균형'

메모리반도체 시한부 호황... "신사업 투자로 위기에 대응해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입구.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분기 연속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한해 매출 240조원, 영업이익 50조원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62조원과 영업이익 14조5300억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고 31일 밝혔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3조6000억원, 38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 4분기 연속 최대실적 경신 행진..."올해 영업익 50조 넘는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70조원, 17조원에 육박해 사상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40조원, 50조원을 무난히 넘어서게 된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무엇보다 반도체 부문이 견인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인 D램 시장 지표로 쓰이는 ‘DDR4 4Gb(기가비트)’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4.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4.4% 껑충 뛴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19.7% 증가한 411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10년(3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호황이 지속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올해 3분기 가격하락으로 주춤했던 디스플레이도 애플 등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공급확대로 실적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구조 불균형 심각··· 3분기 영업익 중 반도체 비중 70%
이같은 실적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미래 불확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부문에 지나치게 집중된 수익구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4조5300억원 중 반도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9조9600억원)에 육박했다. 이에 반해 IM(IT·모바일), 디스플레이, CE(TV·가전) 부문은 각각 22.6%(3조2900억원), 6.7%(9700억원), 3.0%(4400억원)에 머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약 5조2000억원 중 반도체, IM, 디스플레이, CE부문은 각각 64.8%(3조3000억원), 1.9%(1000억원), 19.6%(1조200억원), 14.8%(7700억원)를 차지했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당시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로 인해 IM 비중이 크게 낮아져 상대적으로 반도체 부문이 20%포인트 가량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CE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역성장으로 인한 현재의 불균형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CE, IM,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사업이 고루 성장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1년 사이 업황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이 사상 최고의 실적 경신을 이어가는 동안 CE 부문 등은 역성장에 갇혀 있는 불균형한 사업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가 이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실적 발표와 함께 인사 혁신에도 나선 만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삼성전자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은 내년 상반기까지로 한정적인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내년 1321억65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1205억5000만 달러, 2020년에는 1176억7000만 달러로 성장세가 꺾일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기설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의 해체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 부재에 기인한다”며 “과거 이들은 앞서 시장을 내다보고 사업 간 불균형이 나타날 경우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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