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의 대출을 줄여 가계부채를 잡는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됐지만 시중은행은 아직 여유로운 모습이다. 이번 가계부채 대책 발표가 이미 예정돼 있었던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은행의 기업대출은 전년대비 3% 성장을 보였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동월대비 5.6% 증가했고, 개인사업자대출도 10% 늘었다.
신용대출이 아직 어느정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증가액이 큰 비중을 차지해 정부의 압박 강도도 느슨해졌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반사효과로 예금이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 대책 자체가 시중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반응이다. 오히려 시중은행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로 부실대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낮춘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유례없는 고강도 규제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존과 큰 차이가 없어 은행에서는 한시름 놓게 됐다.
때문에 당국에서도 아직 시중은행에 대한 특별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며칠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에는 8·2 부동산대책 당시와 같이 여신 담당 실무진이나 임원을 불러 방안을 논의할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정부 규제 이후, 기업여신 등 다른 사업부의 이익이 늘었고 무분별한 대출을 지양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