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또다시 대북 '군사옵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외교 채널을 통한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강경한 입장이기보다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따른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국방장관은 9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마련된 미 육군협회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는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의 경제 제재를 이끌어내고 있다"면서도 "외교적으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군사옵션을 미군이 확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후 국제 무대에서는 북한 해법에 있어 '외교적 수단'을 통한 해결 방법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매티스 장관이 또 다시 군사옵션을 언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단은 조선노동당 창건일인 10일을 전후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당 창건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과 더불어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다. 북한은 그동안 주요 기념일을 전후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강행해왔다. 특히 72주년을 맞는 올해는 핵·미사일 개발을 김 위원장의 최대 업적으로 과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강조해온 만큼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장 위원장은 지난달 처음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상 최대의 초강경 대응 조치의 단행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새로운 군사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7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총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발탁하는 등 당 간부 인사 쇄신을 통한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소속 안톤 모로조프 의원이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개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조만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주장하는 것도 추가 도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뉴스위크, 교도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모로조프 의원은 북한이 발사할 미사일이 개량된 엔진을 장착한 더 진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 도발 단행시 사용할 미사일은 지난 7월 발사했던 ICBM급 '화성-14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일본 정부 등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경계와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