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같은 추석 연휴가 끝을 향하고 있지만, 마음 먹고 책 한권을 읽어내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가족끼리, 또 혼자서 쉽게 책장을 넘길 만한 책들은 무엇이 있을까? 황금가지는 이번 연휴기간에 읽기 좋은 단편 다섯 권을 추천했다.
◆ '증명된 사실' 이산화 지음
한 트위터의 추천글처럼 브릿G의 최고 인기 단편인 '증명된 사실은 영혼이 과연 어디로 가는지를 과학적으로 해석한 SF 호러이다. 장르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내용 중 무서운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경악할 만한 진실이 드러난다. SNS에서 화제 링크에 올라 큰 인기를 누렸으며, 브릿G 단편 역대 인기 1위의 작품이다.
◆ '이화령' montesur 지음
브릿G에서 종합 2위의 인기를 누리는 루럴 판타지 장편소설 '이계리 판타지아'를 연재하는 montesur 작가는 단편도 여러 편을 집필했는데, 저마다 전혀 다른 특색을 갖고 있다. 어떤 작품은 스티븐 킹 같다가도 어떤 작품에선 김용, 또 어떤 작품에선 마이클 클라이튼이 떠오른다.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 중 스티븐 스필버그의 '결투'라는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한 '이화령'은 실제 문경 위쪽에 있는 지명으로서, 작중 주인공은 야간에 자전거를 타고 이화령 고개를 넘다가 만난 연쇄 살인마와의 이야기를 짧으면서도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지방 내려가는 길에 읽으면 박진감은 배가될 듯하다.
◆ '스파게티 이름으로, 라멘' 한켠 지음
기나긴 추석 연휴, 아내 혼자서 친정에 간 건지 당최 보이지 않는다. 요리사라더니 정작 곰탕이나 카레 하나 해놓지 않고 사라지다니. 그녀는 도대체 어디에?
제2회 테이스티 문학 공모전(음식을 소재로 한 장르소설) 당선작으로서, 흥미로운 탐정과 스파게티에 얽힌 실종 사건을 소재로 유쾌하게 풀어낸 로맨스 추리극이다. 사라진 아내, 게다가 전직 셰프라지만 요리책을 보면서 요리하는 이 미심쩍은 아내의 과거는 그녀의 실종과 깊은 연관이 있는데….
탐정(혹은 흥신소 직원)의 유쾌발랄한 가족사 이야기부터 실종된 아내의 미스터리함까지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 '다수파' 이나경 지음
여기 다수의 의견을 늘 가장 정확하게 따르던 남자가 있다. 아니, 그가 선택한 것은 가장 다수가 선택한 결과가 되는 능력이었다. 이 비범한 재능으로 무엇을 선택하든 늘 다수의 입장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된 남자. 이 소설은 모든 가족들이 모여 단란하게 이야기하는 이 순간에도 너무나 가슴아픈 사연으로 함께 모이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생각나게 한다.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읽어야 할 작품이다.
◆ '안녕, 아킬레우스' 달바라기 지음
매번 하루를 무한히 반복하는 사내가 있다. 그리고 이 무한한 루프를 멈추기 위해 한 남자가 나타난다. 남자는 특수요원이었고, 사내처럼 의도적으로 하루를 무한히 반복하는 걸 멈추도록 만드는 게 그의 임무다. 하지만 요원은 시작하자마자 사내가 파놓은 타임루프의 함정에 빠져버리고, 끊임없는 살인과 악몽이 반복되는 이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내와 치열한 두뇌싸움에 돌입한다.
제3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수상작. 탄탄한 구성과 흡인력 높은 이야기로 비평과 독자 반응 모두를 사로잡은 시간여행 스릴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