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급증에 필리핀 교도소 예산안 '바닥'

2017-10-0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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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필리핀에서 수천명의 시위자들이 반(反)두테르테 시위에 참여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대대적인 마약사범 단속에 수감자들이 급증하면서 필리핀 교도소 환경이 크게 열악해졌다. 올해 급식 예산이 이달 중순에 소진되면서 수감자들은 식사를 하기도 힘들 정도다. 

1일 필리핀 일간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400곳이 넘는 필리핀 구금시설의 올해 급식 예산액 23억 2000페소(약 523억원)가 이달 중순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수감자는 마약사범 9만 7000여명을 포함해 14만 2000여명으로 늘었다. 이는 예산안을 작성할 당시 예상했던 10만 6000명을 크게 상회한다. 

이처럼 수감자가 급증한 이유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대대적인 마약사범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수감자는 적정 수용인원의 7배를 초과하게 됐고 수감자 1인당 하루 60페소(약 1400원)를 배정한 급식비가 바닥난 것이다. 또한 생활시설이 부족하고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질병에 대한 노출도 심화됐다. 전문가들은 당장 구금시설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에 나선 이후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마약 용의자는 사살하란 명령에 미성년자를 포함해 38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비공식 사망자 수는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원치(HRW)는 필리핀에서 경찰이 가장 많은 권한을 남용하는 기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적 잡음이 커지면서 경제적 리스크도 커졌다. 필리핀은 페소화 약세로 15년만에 경상적자를 냈다. 지난 5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3억200만달러로, 자료 조사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최대치다. 또 연초 이후 경상수지 적자는 6억 달러를 기록했고 내년에는 16억 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페소가치의 하락은 정부가 밀어붙이는 인프라 정책에 따른 자본 수입액을 늘린다. 정부는 2020년까지 경제 성장을 위해 7조 페소(1364억 달러) 가량의 자본이 유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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