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 온 생체인증 시대] 손바닥 페이 오류확률 100만분의 1…금융ㆍ쇼핑 안심을 '긁다'

2017-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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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부터 목소리까지 바이오 페이 빠르게 진화

스마트 기기와 결합, 보편적 지문인식보다 오류 100배 이상 개선

글로벌 생체인증시장 규모 10조…국내 年 3000억원 블루칩으로

생체정보 암호화로 해독 불가능, 위변조 가능성 매우 낮아 안전

 

롯데카드가 최근 출시한 생체인증 결제 방식인 '손바닥페이'. 손바닥 정맥을 분석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롯데카드 제공]
 

# 편의점에서 원하는 물건을 쇼핑해 계산대에 올려놓은 뒤 손바닥을 전용 단말기에 갖다 댄다. 계산하는 데 걸린 시간은 3~5초. '핸드페이'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직장인 남동우씨(22)는 "카드를 꺼낼 필요도, 사인을 할 필요도 없어 무척 편리하다"며 "술이나 담배 등을 살 때마다 신분증을 요구했는데 핸드페이는 이런 절차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손바닥 페이가 오류가 날 확률은 100만 번에 한 번이다. 기존 지문인식보다 100배 이상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문에 이어 홍채, 목소리, 손바닥까지 안전성과 편리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생체인증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생체 인증은 스마트 기기 기술과 결합하면서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 기존 인증기술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지문에서 홍채, 안면인식… 생체인증의 진화 

생체인증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은 금융권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세계 생체인증 시장 규모를 96억 달러(약 10조8000억원, 2016년 기준)로 추산했다. 오는 2019년에는 150억 달러(약 17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은 연간 3000억원이다. 

현재까지 가장 보편화된 모바일 생체인증 기술은 지문인증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S5'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들은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 비밀번호 대신 지문으로 본인 인증을 대체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전체 생체인식 시장의 60% 이상이 지문인식 기술이다.

최근에는 지문인식의 단점을 보완한 생체인증 방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홍채나 손바닥(정맥), 안면인식 등이 대표적이다. 홍채나 정맥 인증은 보이지 않는 적외선 센서가 세포를 직접 식별해내며, 안면인식은 눈썹·미간·코·입·턱 등 얼굴 골격 50곳 이상을 잘게 쪼개 분석이 이뤄진다.

생체인증을 이용한 금융 거래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이유는 사용이 빠르고 편리한 데다 정확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페이 자체가 본인인증 기능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계산대 앞에서 카드나 신분증을 꺼내거나 서명을 하는 등의 절차가 생략되는 것이다.

보안성도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보다 우수한 편이다. 생체정보는 해독 불가능한 데이터로 변환해 암호화되고, 이는 금융결제원의 바이오정보 분산관리센터와 해당 금융사가 나눠 보관한다. 지문인식은 1만 번에 한 번, 정맥인증은 100만 번에 한 번, 홍채인식은 1조 번에 한 번꼴로 오류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가장 뜨거웠던 바이오 페이는 롯데카드가 지난 8월 선보인 '핸드페이' 기술이다. 핸드페이는 손바닥 정맥 정보를 사전에 등록한 롯데카드 고객이 결제 때 전용 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으면 정산이 완료되는 서비스다. 롯데카드 센터를 방문해 정맥 정보를 등록한 뒤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핸드페이 가맹점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비씨카드의 '목소리 페이'도 한층 개선된 기술이다. 전용 앱인 페이북을 스마트폰에 깔고, 페이북에 비씨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앱에서 보이스인증 등록 버튼을 눌러 자신의 음성으로 '내 목소리로 결제'를 7차례 말하면 음성이 등록된다. 결제 때는 비밀번호 대신 '내 목소리로 결제'라고 말하면 된다. 목소리 정보는 스마트폰에 암호화해 보관된다. 

다른 카드사들도 생체 인증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나카드는 음파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올 연말 도입을 준비 중이다. 삼성카드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홍채·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공개한 안면인식 결제방식. [알리바바 홈페이지]


◆걸어다니는 내 몸이 곧 '지갑'… 범죄 우려는?

일각에서는 생체인증이 활성화되면 잔혹한 금융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화 속에서 보는 것처럼 범죄 조직이 사람의 안구나 손가락을 잘라가거나 홍채 정보를 해킹해 돈을 강탈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홍채나 손바닥, 안면인식 등은 살아있는 세포의 정보로 보관되기 때문에 훼손 즉시 데이터 가치가 사라진다고 말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살아있지 않은 인체에서는 전기가 나오지 않는다거나 혈액 속 헤모글로빈 이상이 감지되는 등 특징이 발견된다"며 "생존해 있는 나의 몸 자체가 열쇠(key)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위변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생체인증 원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홍채나 음성, 안면인식 등 생물학적 특성 외에도 필체나 보행자세 등 다양한 개인정보가 인증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체인증 기술 스타트업 관계자는 "차별화를 넘어 기술에 대한 정확성과 사업성을 인정받는 게 관건"이라며 "차세대 생체인증과 관련된 자체 기술력과 제품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금융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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