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바쁜 남자 배우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이 배우를 꼽을 수 있다. 2년 전 ‘응답하라 1988’ 이후 쉴새없이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영화이력)를 쌓아올리고 있는 고경표(27)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금토드라마 ‘최강 배달꾼’에서 타이틀롤(주인공)인 짜장면 배달부에서 가난한 상인들의 영웅으로 거듭난 최강수 역을 맡았던 그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만났다.
“‘최강 배달꾼’을 통해 좋은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그는 “웃고 떠들던 촬영장 분위기가 한 시절의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짙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대중들이 접하는 고경표의 모습과 실제 그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저는 말을 잘한다”며 다소 뻔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배우를 하려면 나날이 뻔뻔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연기를 하든 뻔뻔해져야 한다”며 “저 스스로가 민망해하거나 쑥스러워하면 연기에서도 티가 나기 때문이다. 많이 강해졌다”고 소신을 전했다.
지난해 말 SBS ‘질투의 화신’에서부터 올해 상반기에 방송됐던 ‘시카고 타자기’, 그리고 ‘최강 배달꾼’까지 꾸준하게 작품을 이어온 고경표는 이제는 조금은 비워내야 하는 시기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잠깐 쉬는 동안 지쳤던 체력을 회복시키고 비워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질투의 화신’이 끝나자마자 ‘시카고 타자기’를 들어갔고, ‘시카고 타자기’가 끝날 무렵 ‘최강 배달꾼’에 캐스팅이 됐다”며 “재미있어서 하는 거다. 또 제가 계속 연기를 하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 주실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 작품들 자체가 자산이기 때문에 한 작품 한 작품을 열심히 하고 있고 매 작품마다 촬영 팀을 접하는데 그런 기회는 늘 너무 감사하고 재미있다”고 이야기 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나는 고경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보통은 제가 나오는 장면 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물어보시는데, 저는 극중 진규라는 캐릭터가 그간의 오해 속에서 힘들었던 것들을 용서받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때 (김)선호 형이 보여준 연기는 너무 멋졌고 잘해냈던 것 같다”고 의외의 답을 내놨다.
이어 “시놉시스 때부터 진규 역에 대한 고민이 컸다. 물론 주인공은 강수겠지만 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성장을 담은 캐릭터기 때문에 진규 역을 연기한 선호 형이 너무 멋지게 연기를 잘해줘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라는 마음을 보였다.
‘최강 배달꾼’에 출연하며 드라마와 관련된 댓글을 찾아 봤다는 그는 “전 작품 캐릭터가 기억에 안 난다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를 받아들여주실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고경표는 캐릭터 연기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천상 배우다. 특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자신을 지우는 작업을 많이 한다는 고경표는 “최대한 사람 고경표가 아닌 다른 캐릭터로 살아가 수 있는, 연기했던 캐릭터들을 나열해봤을 때 다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것 같다는 칭찬을 받을 때가 가장 좋다. 그게 저의 연기관과도 가장 부합하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특히 극중 이단아 역으로 출연한 채수빈과의 멜로 연기에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간지럽게 만들기도 했다. 상대역을 맡았던 채수빈을 향한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고경표는 “이번에 작품을 함께 하는데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하고 성실히 하더라. 연기도 잘할뿐더러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다”라며 “(채수빈이) 다음 작품도 바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살면서 정말 예쁜 한 시절을 공유한 것 같아서 너무 고맙다”고 웃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채수빈에게 설렌 적이 분명히 있었다”면서도 “작품에 몰입하면 사랑스러운 단아겠지만 이성적인 마음과는 분명 그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최강 배달꾼’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시카고 타자기’에 대한 깊은 마음을 내비쳤다. 더불어 함께 출연한 유아인을 그간 함께 연기했던 파트너 중 최고의 호흡을 맞췄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고경표는 “저라는 배우의 연기를 보려면 뭘 봐야 하나요라고 한다면 저는 ‘시카고 타자기’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극중에서 배우 분들과 연기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며 “특히 (유)아인 선배는 제 연기 인생 중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물론 (임)수정 선배도 너무 좋았지만 희한하게 아인 선배와는 너무 잘 맞았다. 그 분은 그 분만이 갖고 있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 무게감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도 본받고 싶고, 또 정이 많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호불호가 강한 사람이지만 전 아인 선배가 너무 좋다. 멋지다”라고 고백했다.
‘시카고 타자기’를 온전히 애정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특유의 여유에서 있었다. 그는 “시청률은 크게 의미가 없다. 제가 지금까지 한 스무 편의 작품을 하면서 시청률이 잘 나온 작품은 고작 몇 개였다. 결국 작품이 끝났을 때 남는 게 즐겁고 좋은 추억이었다”라며 “그 중에 각인되는 드라마는 한 해에 두 작품 밖에 없는데 거기에 연연하면 스스로가 깎아 내리는 것 같다.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지만 못 나왔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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