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리스크에 흔들리는 한국경제]'공포'의 나비효과…외인투자자 패닉 못잡으면 제2의 금융위기?

2017-09-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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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추가도발 우려…외국투자자 잇단 계약 연기ㆍ취소

문재인 대통령 "한국 믿고 투자하라" 불안감 해소 팔 걷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연합]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6차 핵실험 강행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핵 리스크가 한국 경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외국자본 유출 등 금융시장이 출렁일 경우, 소비·투자 심리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실제 외국 기업·투자자의 부정적인 인식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한 무역업계 관계자는 "업계 현장에서는 외국 기업이 회의나 계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외국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의 전쟁 발발 등 북한 문제를 더 크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기업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민간 학술 교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열린 국제포럼을 주관한 홍보 대행사 대표는 "행사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강연에 참석하기로 한 미국 대학의 교수 몇 분이 학교 측의 한국 입국 만류로 포럼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통보해 왔다"며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북한 리스크를 외국에서는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등에 추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이어지면서 불안감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이 국내외 불안감 해소에 주력하며 시장 안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알리는 한편, 이른바 '북핵 리스크'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 북핵 리스크로 한국 경제가 불안한 것처럼 보도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북핵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경제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경제정책 등을 설명한 뒤 "지금이 한국을 믿고 투자할 때이며, 한국 투자를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본사를 방문, 북핵 리스크에 따른 한국 경제 불안감 해소에 공을 들였다.

김 부총리는 "북핵 리스크의 경우, 한국 경제의 견실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금융·실물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 간 굳건한 동맹은 물론 주요 국가와의 다자 공조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외국인투자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외국인투자정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북한 도발을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기업 우려를 해소하고 고충을 청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백 장관은 "최근의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펀더멘털이 튼튼한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주식시장은 북한 핵실험에도 연초보다 상승했고, 충분한 외환보유고 등 외환시장도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도약하는 한국경제에 투자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북핵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 원화 가치 하락 등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북한 리스크와 관련된 상황이 예전보다 더 엄중하다"며 "불안감이 오래갈수록 자본 유출, 소비심리 하락 등 여파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통화 스와프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일본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지 않고 있으며, 중국과는 10월 만료되는 상황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일단 외국자본 유출이 시작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외화 유동성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상시 통화 스와프를 맺거나 일본과 통화 스와프를 재개, 대외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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