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설계사(FC) 이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설계사가 줄어 영업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건전성 위기까지 겹쳐 허리띠를 졸라맨 이후 설계사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흥국생명의 설계사 수는 2475명으로 지난해 말 3334명 대비 25.76%(859명) 줄었다. 흥국생명의 설계사 수는 지난 2012년 말 정점(5510명)을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설계사가 대폭 줄어든 이유는 흥국생명이 설계사 수당 등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흥국생명의 사업비는 161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913억원 대비 15.5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흥국생명을 제외한 24개 생보사의 사업비 총합은 2.54% 늘었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마케팅·영업에 사용한 돈을 뜻한다. 설계사나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점포운영비, 직원 급여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된다. 즉, 흥국생명이 설계사 수수료 등 제반 지출을 줄이는 동안 다른 생보사는 오히려 영업비용을 늘렸다. 다른 생보사의 행보에 매력을 느낀 설계사들이 올해 상당수 흥국생명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흥국생명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흥국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말 145.4%를 기록해 금융감독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RBC 비율은 162.2%로 개선됐으나 여유가 많지 않다.
생보사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유독 설계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라며 "올해도 대규모 설계사가 이탈해 영업력 약화가 우려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