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건축물 임대수입 연 1억2000만원, 벌금은 겨우 900만원 '법령 허술'

# 서울 중구에서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A씨. A씨는 무단으로 면적을 넓힌 다동의 한 건물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1년에 임대료로 1억20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벌금은 고작 900여 만원만 물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의 한 식당 역시 위법건축물이다. 해당 업주는 2억4000여 만원의 이득을 보면서도,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이행강제금을 낸다.

위법건축물로 얻는 경제적인 이득이 이행강제금보다 월등히 높아 법률의 손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구는 관련 법령 개정안을 최근 국토교통부에 정식 건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행강제금은 건물주에게 위법건축물의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이행치 않으면 바로 잡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대집행과 같은 강제적 방법 대신 금전적인 부담을 줘 자발적 철거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법을 지키는 것보다 어겼을 경우 더 이익을 얻는 비정상적 구조에 기인한다.

특히 중구는 임대수입이 높은 중심상가 및 일반상업지역이 많다. 관내 위법건축물은 2012년 1235건, 2013년 1400건, 2014년 1384건, 2015년 2250건, 2016년 2446건으로 4년 만에 2배 가량 늘어났다. 2015년부터는 항공촬영이 재개되면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위법건축물은 도시미관 저해, 법질서 혼란 등 많은 폐해를 가져온다. 하지만 임시로 무단증축을 해 화재에 취약하고 부실한 재질이라 유사 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이번 건의안은 이행강제금을 산정하는 요율을 수정하는 게 골자다. 현행 건축법에서는 '건축물 시가표준액 100분의 50에 위반면적을 곱한 금액 이하의 범위'에서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구는 '100분의 50'을 삭제해 시가표준액에 위반면적을 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할수록 요율을 올려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현재 감가상각 개념이 적용돼 시간이 흐를수록 이행강제금은 줄어든다. 이외 중심·일반상업지역의 추가요율 적용 및 지자체장에게 지역특성을 고려한 요율상향 권한 부여도 함께 건의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독일은 이행강제금 반복 부과 땐 2배 증액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 있다"며 "우후죽순 늘어나는 위법건축물에 대한 고강도 대책이 시급한 만큼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