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소형 OLED 시장, 한·중·일 삼국지

2017-09-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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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이 무르익으면서 한·중·일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세계 소형 OLED 시장은 올해 LG디스플레이가 본격 추격에 나선 가운데, 중국 업체도 하나둘 출사표를 내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틈새시장에서 재기를 노리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소형 OLED를 출하하기 위해 최근 청두 공장의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BOE는 당초 지난 5월 청두에서 소형 OLED 라인인 ‘B7’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소형 플렉시블 OLED가 생산된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이 공장에선 기판이 딱딱한 리지드 패널과 유연한 플렉시블 패널을 모두 양산할 수 있다.

또한 BOE는 최근 중국 남서부 쓰촨성 등에 17조원가량을 투자해 OLED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BOE의 스마트폰용 OLED는 2018년 후반부터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 밖에도 티안마, 비저닉스, 에버디스플레이, 차이나스타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스마트폰용 OLED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BOE를 비롯한 중국의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올해 2% 정도인 OLED 세계시장 점유율을 2019년 10%, 2021년 20%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은 경쟁이 심한 대형과 소형을 피해 중형 OLED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모양새다. JOLED는 최근 첨단 공정 기술인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전문가용 중소형 모니터 생산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세계 OLED 시장을 삼성디스플레이가 90% 이상을 점하며 사실상 독점해왔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인 체인 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세계 스마트폰 OLED 시장 점유율은 올해 97%에서 2021년 63%로 무려 34% 포인트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 삼성 소형에서 중형으로 시장 확대··· LG 기존 시장 영향력 높인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소형 OLED 시장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중형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30형(인치) 이하 크기의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용 패널에 OLED를 확대 적용하기 위해 생산 공정 혁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단 삼성디스플레이 위주의 기존 시장 구도를 깬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신규 투자를 통해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을 월 3만장에서 총 6만5000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6형 크기 스마트폰 패널을 연간 1억2000만장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구글, 애플 등과 협력 체제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계열사인 LG전자가 V30 등 프리미엄 신제품에 OLED를 적용하고 있으며, 애플이 최근 공개한 차기 전략제품 ‘아이폰X’에도 납품하기로 한 바 있다.

◆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대체
세계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소형 OLED 시장의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소형 OLED는 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의 30%를 넘어서며, 2019년에는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32억4000만대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는 대부분 액정표시장치(LCD)가 사용돼 왔다. 그러나 뛰어난 색 재현력과 우수한 소비전력,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유연성 등 소형 OLED의 장점으로 인해 최근 스마트폰용 LCD는 점점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산업으로 꼽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제품에도 주요 부품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은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에 따르면 세계 AR·VR 시장은 지난해 40억 달러에서 2020년 1500억 달러로 확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외국업체의 소형 OLED의 생산이 올해를 시작으로 2019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전 등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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