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두 대형 증권사가 각각 가치주와 성장주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가치·성장주 논쟁이 불붙은 셈이다.
가치주는 성장 속도는 늦지만 현재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말한다. 성장주는 현재 가치에 비해 미래의 수익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주식으로, 가치주의 반대 개념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정 구간에서 수급이 성장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단기적으로는 가치주로 순환매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수급 쏠림 영향으로 가치주 종목군과 성장주 종목군 간 3개월 수익률 갭은 성장주 과열이 극심했던 2015년 하반기를 제외하고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에 가까워졌다"며 "성장주들은 단기 가격 부담이 높아진 반면 가치주들은 단기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기업실적 추정치 변화도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9월 초부터 조선과 증권 등 가치주 종목군 기업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기업 실적 추정치도 단기 시장의 스타일 변화 가능성을 지지한다"며 "가치주 종목군의 실적 추정치는 7월 말 고점 형성 이후 하락 반전했지만 9월 초부터 빠르게 상승 추세로 복귀한 반면, 성장주 종목군의 실적 추정치는 상향 조정 기울기가 완만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B증권의 생각은 다르다. KB증권은 최근 '달리는 성장주, 웅크린 가치주'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도 성장주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반등하는 동안 업종 간 수익률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9월 상승 업종을 보면 정보·기술(IT), 화학(2차전지), 건강관리(바이오), 에너지 등으로 모두 성장주에 속한다"며 "화학 역시 2차전지 테마가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에 성장주가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 등 외부요인들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제거되지 않았으므로 당분간 성장주의 상승을 더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직까진 이들의 수급을 뺏을 만한 다른 매력적인 업종이 없다는 점도 이유다.
그는 "여전히 성장주인 IT, 바이오, 2차전지 등에 주목할 시기"라며 "10월 중순 이후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성장주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