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력수요 변동성…예측 실패땐 '블랙아웃' 우려

2017-09-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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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요전망치 갈수록 축소…8차 계획선 2030년 11% 감소

GDP 성장률 재전망 등 적용…4차 산업혁명 효과 반영 안해

[자료=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최근 산업구조의 변화, 국내외 경제성장 변동성, 전기요금, 기상전망 등 영향으로 전력수요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나 새 정부 들어 전력 수요 전망치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앞으로 전력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 또는 줄어들지에 대한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나라를 미래에 전기 덜 쓰는 나라로 규정짓고 있는 것이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작성에 참여하는 민간 자문가 그룹인 '수요계획실무소위원회'는 지난 15일 8차 수급계획에 담길 전력수요 전망이 2030년 기준 100.5GW(기가와트)라고 밝혔다.

이는 2년 전에 발표된 7차 수급계획보다 11%(12.7GW)나 줄어든 것으로 현재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공론화가 진행 중인 신고리 5·6호기 원전 9기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특히, 이번 수요 전망은 지난 7월 13일 발표한 초안의 101.9GW보다도 1.4GW 줄었다. 당시에도 장기 전력 수요 전망이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으나, 오히려 더 감소한 수치다.

소위원회는 초안보다 감소한 이유로 경제(GDP) 성장률 재전망(0.4GW)과 누진제 개편 효과 제외(0.6GW), 수요관리 목표 상향(0.4GW) 등을 들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전력 소비량이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전망이 전력수요 예측 실패로 이어진다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력 소비량은 지난 10년간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 2006년 3487억㎾h였던 전력소비량은 지난 2010년 4331억㎾h로 급증했다. 이후 2011년 4.8%, 2012년 2.5%, 2013년 1.8%, 2014년 0.6%, 2015년 1.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4970억㎾h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산업구조 변화는 전력수요 증가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초안 발표 이후 수요 전망이 미래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 등을 고려하지 않아 너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이번 발표에서 전망이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소위원회는 전기차로 인한 수요 증가 0.3GW는 반영했지만, 4차 산업혁명 효과는 반영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부분을 8차 수급계획에 본격적으로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차기 계획에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이를 바탕으로 전력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것은 산업구조 변화 등 전력수요 전망에 필요한 수많은 요인들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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