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 상장 부동산개발업체의 부채액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몇 년 중국 1선, 2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무리한 개발이 이어진 영향이다. 최근 당국 규제로 부동산 거래량도 빠르게 줄고 있어 '부채'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공개를 마친 A주(내국인 전용) 상장 136곳 부동산업체의 총 부채액이 5조6000억 위안(약 967조원)을 넘어섰다고 증권일보(證券日報)가 12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30% 급증한 것이다.
136곳의 기업 중 부채액이 100억 위안 이상인 곳이 64곳으로 절반에 가까운 47%에 육박했다. 300억 위안 이상 기업도 34곳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이 중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완커(萬科), 화샤싱푸(華夏幸福), 자오상서커우(招商蛇口), 진디그룹(金地集團) 등 15곳의 부채액이 1000억 위안 이상이었다.
증권일보의 추정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80% 이상인 기업이 전체의 29%, 70~80% 사이는 20%, 60~70%사이는 12.5% 정도다. 2년 연속 적자로 특별관리종목(ST)으로 지정된 *ST쯔쉐(紫學)의 부채율이 96%로 가장 높았다.
기업의 부채 리스크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는지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단기채무 상환능력이다. 윈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개발업체의 추적 가능한 단기 대출액은 2736억 위안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589억 위안이 늘었다. 하지만 기업 수중의 현금은 충분치 않아 채무상환 압박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