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산업성장 비전전략 필요하다] 노무현 IT 정책 계승한 文 정부...시장과 소통 업그레이드 시켜야

2017-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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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선도"

참여정부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가 밝힌 향후 5년간 IT 산업 정책의 밑그림이다. 문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선점을 비롯해 △미래형 신산업 육성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조성 △과학기술 미래역량 확충 △통신비 절감 등 5개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차세대 네트워크 5G 등 초지능·초연결 기술을 확산하고, 신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 또 지능정보화를 통해 고령화, 환경오염 등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도록 종합적 시야에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문 정부의 IT 산업 정책이 관련 산업 진흥과 육성 방안이 빠진 보여주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이달 중순 지각 출범하는가 하면,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인 과학기술혁신본부도 인선 논란에 휩싸이면서 가까스로 진용이 구축됐다. 문 정부가 ICT 분야 육성을 위해 규제 개선, 생태계 구성, 공공 시장 혁신 등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진흥책은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문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에 매몰린 나머지 과학기술과 ICT 주요 산업 정책이 뒷전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계통신비 인하는 문 정부의 민생 공약의 일환으로 오는 15일부터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마저도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비판과 동시에 통신업계의 신사업 투자에 제동을 거는 규제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문 정부의 IT 산업 육성이 관련 기술·산업 비전이 없는 모호한 정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참여정부의 'IT839' 전략처럼 구체적인 서비스 육성책과 목표가 없다는 것. 참여정부를 계승한 만큼 당시 IT 정책을 되짚어보면서 이를 뛰어넘을 발전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IT839 전략은 2003년 노무현 정부가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을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인프라와 서비스의 육성에 초점을 둔 IT산업 개발 정책이다. 당시 정보통신부는 8대 신규 서비스, 3대 첨단 인프라, 9개 신성장 동력을 위한 서비스와 품목을 구체화시켰다.

8대 신규서비스에는 △휴대인터넷 △DMB △홈네트워크 △텔레매틱스 △RFID 활용 서비스 △WCDMA △지상파 디지털TV △인터넷전화가 포함되고, 3대 인프라는 △광대역통합망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 △인터넷주소 체계 IPv6를 말한다. 9개 신성장동력 사업은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 △홈네트워크 △T Soc △차세대PC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디지털콘텐츠 △텔레매틱스 그리고 △지능형 로봇을 들 수 있다.

정부는 이들 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2007년까지 IT 연간 생산 380조원, 수출 11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정부가 기술과 표준을 선도할 경우 시장은 자동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즉, 신성장 동력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구분하고 이들 간의 연계를 통해 IT 산업의 '가치사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물론 IT839 전략이 시행된 이후 와이브로 서비스 매출은 목표치에 한참 못 미쳤으며, 위성DMB는 사업자인 TU미디어의 자본이 잠식되는 결과를 낳았다. 홈네트워크와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구축사업 등도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됐으나 조기종료되면서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높았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타 부처와의 중복 사업에 따른 불협화음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IT839 전략이 국가차원의 성장동력 어젠다를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모호성으로 실패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정부가 나서서 아무리 노력해도 시장과 사회의 호응이 없으면 무용지물로 전락한다는 점에서다.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그간의 실패를 거울 삼아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선점자와 빠른 추격자 전략의 장점을 모두 받아들이는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며 "기술주도와 시장수요 견인, 톱다운과 바텀업 전략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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