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앞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오히려 '로또'로 해석되면서 현금 여력을 갖춘 자산가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강남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에 '입지 좋은 새 아파트'가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도 최근 서울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들이 '흥행 불패' 신화를 써내려간 배경엔 공급 부족이 있다고 해석한다. 수요자들이 양질의 집에 살고 싶어 하지만 규제로 오히려 공급이 위축돼 앞으로 서울 주요지역의 청약과열 양상이 짙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8·2부동산대책 이후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된 신반포센트럴자이는 7일 평균 16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이 마감됐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98가구 모집에 1만6472명이 몰렸다. 올 들어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서 나온 최고 경쟁률이고, 지난해 잠원동 '아크로리버뷰(평균 306대1)'에 이어 서울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다. 5가구가 공급된 전용면적 59㎡C형은 2550명이 신청해 51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지가 좋은 지역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자들의 열망을 정부가 투기 수요로 오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그간 강남 재건축 등의 청약 과열이 단타수요를 노린 투기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판단했지만 실수요층도 예상보다 탄탄했다는 것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분간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서울시내 신규분양, 특히 인프라가 잘 갖춰진 재건축·재개발 일반분양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신규 아파트는 주변보다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소비자들은 돈이 될 만한 곳을 찾아갈 수밖에 없고, 자금여력이 허용되는 곳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자산가들이 실수요자들이고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유지되는 곳이 강남"이라고 설명했다.
강남 재건축뿐 아니라 서울시내 신규 아파트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함영진 센터장은 "강남을 비롯해 서울은 예상보다 집값이 심하게 조정되거나 그럴 가능성은 적다"면서 "강보합 내지는 보합 수준의 가격 조정을 대부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규제에도 급격한 가격 변동 움직임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향후 지역별 세밀한 공급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문제는 8·2대책에 이어 이번 추가대책도 공급조절이 빠진 수요억제 대책이라는 점"이라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수요가 많다는 뜻인데 공급을 하거나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규제만 나오면 결국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