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토신VS한자신 부동산신탁 1위 '각축전'

2017-09-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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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토신 상반기 매출 1770억, 한자신 997억원으로 양강체계 '형성'

한자신 매출액·영업익 성장률 괄목성과…시가총액도 한토신 앞질러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사진은 문주현 한자신 회장(왼쪽)과 차정훈 한토신 회장. [사진= 아주경제DB]


문주현 한국자산신탁 회장과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이 부동산신탁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매출규모 면에선 한국토지신탁이 앞서고 있지만 한국자산신탁은 신규 수주 규모를 늘리며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양 사 모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경쟁구도가 한층 더 치열해졌다. 한토신은 지난해 7월11일 코스닥시장에서 코스피시장으로 이전 상장했고, 한자신은 이틀 뒤인 13일 코스피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시가총액은 한자신이 8200억원 수준으로 한토신(8000억원)을 오히려 앞질렀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투자협회에 정회원으로 가입된 부동산신탁사는 모두 11개사로, 이 중 한토신과 한자신이 압도적인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산하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한토신이 그간 선두주자였다면, 한자신은 2011년 엠디엠그룹에 인수된 후 매년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한 신흥 강자다.

한자신은 작년 매출 1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99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588억원과 비교해 7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99억원에서 778억원으로 95% 껑충 뛰었다. 한토신 또한 작년 매출 1779억원으로 28.5%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 매출액도 1215억원(42%↑)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익은 514억원에서 833억원으로 62% 올랐다.

한자신은 부동산개발 및 금융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엠디엠(MDM)그룹의 자회사로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문주현 회장이 이끄는 엠디엠그룹은 한국자산신탁 외에 부동산 토지매입부터 건축기획과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부동산개발회사 MDM, 여신전문 금융기관인 한국자산캐피탈, 자산운용사인 한국자산에셋운용 등으로 부동산사업의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한토신은 인수합병(M&A) 등으로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이뤄낸 차정훈 회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현재 차 회장이 이끄는 회사는 엠케이인베스트먼트, 엠케이전자, 코레이트자산운용(구 마이에셋자산운용), 유구광업, 신성건설 등이다. 작년 동부건설의 대주주로 나서면서 자사 참여 사업에 동부건설이 시공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두 회사 모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토신은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대전광역시 용운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사업대행자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 6월 방배동 삼호아파트 재건축 시행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됐다.

한자신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대행자로 선정되며, 신탁사로는 처음으로 서울 주요 대형 사업장에 깃발을 올렸다. 이후 한자신은 여의도 수정아파트, 방배7구역,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명륜2구역 단독주택 재건축의 사업자로 연달아 선정되며 정비사업에서 강자임을 입증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탁사들이 공공임대와 도시재생사업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신규 수주물량의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으로 고민이 깊다. 한토신의 지난해 신규수주액 중 차입형 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94.7%(1669억원)에 달하며, 한자신 역시 78.9%(1792억원)가 차입형 신탁이다.

두 회사들이 주로 사업을 벌이는 곳이 정부 대책을 비켜간 지방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전망도 내놓지만, 지방의 경우 과잉공급으로 인한 미분양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한토신이 분양한 '동해 코아루 더 스카이(500가구)'의 경우 0.1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좋아졌지만, 차입형 신탁 보수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어 향후 부동산 경기 및 금융시장 상황이 변하면 수익성 악화나 NCR(영업용순자본비율) 하락 등의 리스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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