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U20 경험’ 신태용 감독, 러시아서 월드컵 恨 푼다

2017-09-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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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신태용 감독과 김민우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태용 감독(47)이 ‘독이 든 성배’에 현명하게 대처하며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하나의 꿈을 이룬 신태용 감독은 이제 더 큰 꿈을 꾼다.

한국 대표팀은 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시리아가 같은 시간 열린 이란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기면서 한국이 조 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4승3무3패(승점 15)를 기록하며 시리아(3승4무3패·승점 13)를 제쳤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2018 러시아 대회까지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하게 됐다.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10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급한 불을 ‘특급 소방수’가 끈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 7월 부임한 신태용 감독은 지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한국 축구를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려놨다. 기대했던 시원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목표는 확실하게 달성했다. 만약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면 신태용 감독에게 많은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을 것이다. 밥을 잘 먹지 못할 정도로 심리적인 압박감도 컸다. 분명 어려운 과제였다.

이제는 최고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2018년 6월 14일부터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까지는 약 9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운명의 조추첨은 12월1일에 열린다. 남은 기간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고 정말 하고 싶었던 축구를 대표팀에 입히는 과제가 남아 있다. 신태용 감독은 “아쉬운 모습으로 9회 연속 본선에 진출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본선에 가는 것이었다”며 “취임한 지 2달이 됐다. 선수들과 힘을 모아 도약하겠다. 잘 준비해 멋진 모습을 본선에서 보여주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특유의 공격 축구를 날카롭게 하겠다는 말도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7 U-20 월드컵을 거친 신태용 감독은 당장의 성적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까지 생각했다. 승리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성장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U-20 월드컵에서는 포르투갈,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등 유럽과 남미 팀들을 상대로 수비로 버텨내는 축구가 아닌 공격과 패스로 맞불을 놓으며 당당하게 맞섰다. 이때 뿌린 씨앗들을 신태용 감독이 어떤 열매로 성장 시킬지 주목된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은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1세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전북)를 선발로 출전시키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무실점 경기에 일조했다. A매치 기간이 아닌 오는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유럽파들이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태용 감독 입장에서는 신인급 선수들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K리그 최초로 60득점 60도움을 기록하며 천안과 성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은 유독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선수 시절 한 번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축구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비주류였던 신태용은 국가 대표 감독으로 주류가 되는 반전을 이뤄냈다. 국가대표 감독과 월드컵이라는 2개의 큰 꿈을 이룬 신태용 감독이 2018년에는 더 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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