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밤 12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경기다. 한국은 A매치 상대전적에서 10승3무1패로 앞서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49위로 64위인 우즈베키스탄보다 높다.
지난 8월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을 때 가장 관심을 끌었던 선수는 2년 10개월 만에 태극 마크를 단 이동국. 최근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보면 신태용 감독이 왜 이동국 선발했는지를 더 잘 알 수 있다. 대표팀 분위기 문제가 부상하며, 이동국이 ‘군기반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신태용 감독이 주목한 것은 그의 골을 넣는 능력이었다. 정확한 슈팅으로 팀이 필요한 순간 한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이동국이다. 풍부한 경험도 큰 자산이다. 이동국은 지난달 31일 이란전에 후반 43분 교체 투입 돼 A매치 최고령 출전 역대 2위 기록(38세 124일)을 세웠다. 역대 1위는 고 김용식 선생의 39세 274일이다. 추가시간 4분을 포함해도 이동국에게 주어진 시간이 10분을 넘지 못했지만 베테랑 공격수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란전 0-0 무승부 후 대표팀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주장 김영권(광저우)의 말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이란과 경기 후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가 힘들었다.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해 축구팬들을 비난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김영권은 1일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렇게 이야기했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 나쁜 의도를 갖고 이야기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내 발언에 화난 분들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베테랑이다. 이동국은 “이란전은 지나간 일이니 모든 것을 잊고 남은 한 경기에 힘을 쏟아내자”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수많은 위기의 순간에 극적인 동점골, 결승골을 여러 차례 기록했던 이동국은 축구에서 심리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란전에서 유효슈팅 0개에 그친 대표팀은 공격진의 조직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4골을 넣은 이동국은 훌륭한 무기다. 이동국은 2012년 2월 25일 전주에서 열린 우즈베크와 친선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4-2 승리를 이끌었고,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 골을 넣으며 2-2 무승부에 이바지했다. 또한 2005년 3월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이끈 경험을 갖고 있다. 월드컵으로 가는 중요한 고비에서 이동국이 우즈베키스탄전 다섯 번째 골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