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이른바 '드리머'(Dreamer) 프로그램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 사회가 다시 분열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기간을 6개월 두고 프로그램을 폐지키로 결정을 내렸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4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DACA 프로그램은 2012년 버락 오마바 대통령 집권 당시 마련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는 이들은 시민권이 없더라도 학교에 다니거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드리머(Dreamer)'라고 불리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DACA 추방유예 정책을 6개월후에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6개월의 유예기간중에 드리머들에게 합법신분을 제공하는 보호법안을 확정토록 연방의회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DACA는 2018년 3월에 종료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고 있는 이들은 미국 전역에서 80만명 정도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프로그램 폐지에 찬성하고 있지만 역풍도 만만치는 않다.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1일 위스콘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DACA 정책을 폐지하는 데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고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은 최근 보도했다. 그는 "이것이 의회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의회에 결정권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DACA 폐기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고 CNN 등은 전했다. 지난 6월에는 무려 10개주 법무장관들 역시 DACA 반대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뉴욕, 워싱턴, 캘리포니아에서 DACA 유지를 촉구하는 시민 행진이 열렸고, 백악관 앞에선 철야 농성도 진행됐다.
애플의 팀 쿡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DACA 폐지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4일 CNN 머니는 전했다.
미국 내 IT(정보기술) 리테일(소매유통) 금융 업종 중심의 CEO 400여 명은 DACA 폐지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청원에 참여하기로 했다. 참여하는 CEO 명단에는 베스트바이, 웰스파고, AT&T 등 주요 기업 CEO들의 이름이 대거 올라있다.
지난주에 나온 NBC와 서베이몽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41%를 포함, 미국인의 64%가 DACA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들은 이민 사회가 DACA 폐지를 앞두고 극심한 불안을 마주하고 있으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연방상하원에는 DACA가 폐지되더라도 드리머들에게 3년짜리 추방유예와 워크퍼밋 혜택을 새로 제공 하고 이민개혁을 추진해 항구적인 합법적 신분을 보장하는 브릿지 법안 등이 상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