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이자 모토로라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하며 스마트폰 시장 장악의 야심을 보였던 레노버가 최근 금융, 증강현실(AR) 등 사업 다원화를 통한 활로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PC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모바일 사업이 부진하면서 지난 2분기 적자를 보인 영향이다.
중국 IT 전문매체 테크웹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보도를 인용해 레노버의 모회사인 레노버홀딩스(聯想控股)가 프리시전캐피탈(Precision Capital)로부터 14억8000만 유로(약 1조9740억원)에 룩셈부르크국제은행(BIL)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3일 보도했다.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회장은 "이번 투자는 레노버에게 전략적 의미가 상당히 큰 투자로 금융서비스는 최근 레노버가 주목하는 핵심 분야 중 하나"라며 "BIL의 자산규모, 잠재력과 성장성, 관련 인프라 등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이후 BIL의 매출은 20% 증가한 5억500만 유로, 순익은 57% 급증한 1억2400만 유로에 달했다. 총 자산도 230억 유로, 고객 총 대출액도 27% 급증한 122억 유로, 자산관리규모도 30% 늘어난 377억 유로에 육박했다.
레노버는 최근 AR 시장 확대를 위해 디즈니와도 손을 잡았다. 디즈니사가 개발한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 게임에 레노버의 AR 헤드셋을 지원하기로 한 것.
해당 게임은 오는 11월 스타워즈 신작 영화 개봉과 함께 출시될 예정으로 가격대는 미정이다. 게임 유저들은 레노버 AR 헤드셋인 '미라지(Mirage)와 스타워즈 광선검 모양의 컨트롤러로 실감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레노버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최근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공개한 '2017 회계연도 1분기(2017년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레노버는 7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2015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모바일 사업 적자 규모가 크고 PC 수요 감소, 경쟁 가열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반면 IT, 금융서비스, 혁신 소비 및 서비스, 농업과 식품, 신소재 등 신사업 분야 매출은 나란히 증가 그래프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