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표 전자업체 '휴대폰 사업' 모두 접었다

2017-08-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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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T기업 후지쓰(富士通)가 휴대전화 사업을 매각할 방침을 굳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그동안 후지쓰는 일본 시장 내수용으로 휴대전화를 생산해왔지만, 애플과 화웨이 등 글로벌 업체에 밀려 백기를 들었다. 후지쓰는 일본 국내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5위 업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 국내에는 11개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존재했지만, 소니, 샤프, 교세라 등 3곳만 살아 남았다. 지난 2008년 미쓰비시, 2012년 도시바,  2013년 파나소닉과 NEC, 히타치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에 이어 후지쓰까지 휴대전화 사업 매각을 추진하면서 일본의 전통적 전자업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두 사라지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지쓰의 휴대전화 사업 매각 후보에 폴라리스 캐피탈 그룹, 영국 CVC 캐피탈 등 투자펀드와 레노버,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후지쓰는 이날 "타사와 제휴를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지쓰의 최신 스마트폰 'arrows M04' (후지쓰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후지쓰는 9월에 1차 입찰을 시작하고 매각 금액은 수백억 엔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후지쓰는 자사 브랜드를 지속시키기 위해 매각 대상이 될 휴대전화사업 주식의 일부는 보유한다는 방침이다.

후지쓰는 지난해 2월 휴대전화사업을 분리하면서 타사와 연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후지쓰의 휴대전화 판매 대수는 올해 310만대가 예상되고 있지만, 지난 2011년에 기록한 800만대의 반토막이라는 초라한 실적에 그칠 전망이다.

후지쓰는 부진한 휴대전화사업을 매각해 IT서비스 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후지쓰의 2017년 2분기(4~6월) 실적에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9226억 엔(약 9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49억 엔(약 49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PC와 휴대전화 부문은 비교적 호조를 보였다. 
 

 

후지쓰는 지난달 일본 국내 시장에서 성장세가 뚜렷한 알뜰폰에 새로운 제품을 투입한다며 'arrows M04'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후지쓰 자회사 '후지쓰 커넥티드 테크놀로지'가 알뜰폰 상품을 공개하면서 일본 국내 알뜰폰 시장에서 '메이드인 재팬'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후지쓰는 'arrows M04' 모델을 지난달 20일부터 알뜰폰 시장에 투입하면서 중저가폰을 내세우는 알뜰폰 시장에서 '메이드인 재팬'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일본 알뜰폰 시장은 화웨이, 에이수스 등 중국, 대만제품이 주류인 가운데 후지쓰는 '메이드인 재팬'을 내세우며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후지쓰는 지난 2014년부터 알뜰폰 시장에서 다양한 스마트폰을 선보였는데, 지난 모델은 판매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후지쓰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31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보다 10만대 줄었으며, 잘 나가던 시절에 기록한 출하량 810만대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이동통신시장에서 부진을 보였던 후지쓰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그동안 알뜰폰용 스마트폰이 지탱해왔지만, 일본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를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업계에선 판매 대수를 유지할 수 있는 동안에 새 모델을 출시하며 다음 수요에 대응하는 등 제품 순환 주기를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의 전자기기 업체들은 그동안 최대 통신사업자 NTT그룹과 함께 일본만의 독자적인 휴대전화 단말 개발 경쟁을 펼치면서 수익을 챙겨왔지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휴대전화 시장은 급속도로 변했다. 그동안 일본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펼쳐 온 국내 업체들의 수익력이 급격히 떨여지면서 업계 재편이 일어났다.

후지쓰와 샤프는 스마트폰 기본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일본의 독자적 기능이 추가된 다말기를 개발해 공략에 나섰지만 글로벌 시장을 양분한 애플과 삼성전자의 수익력 앞에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또 제조사가 NTT도코모 등 이동통신사에게 규격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의존하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스마트폰 시대에는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 일본 제조사 몰락의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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