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칩 전문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지난해 갓 설립된 캄브리콘 테크놀로지다. 약 5억4000만년 전 수많은 생물이 탄생한 캄브리아기 대폭발에서 따온 이름이다. 중국어로는 한우지(寒武紀·한무기)과기로 불린다.
캄브리콘 테크놀로지는 최근 시리즈A 자금조달에서 알리바바 창업투자, 레노버 창업투자, 중국과학원 산하 투자공사인 국과투자(國科投資) 등으로부터 1억 달러(약 1138억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캄브리콘 테크놀로지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자체 개발한 AI칩을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무인기 등 스마트 단말기와 클라우드 제품에 장착하는 등 상용화, 시장화를 추진하는 데 활용할 전망이다.
캄브리콘 테크놀로지는 중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국립 자연과학연구소인 중국과학원 출신 연구원인 천톈스(陳天石), 천윈지(陳雲霽)가 지난 해 3월 베이징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둘다 1980년대 태어난 바링허우(八零後)로, 컴퓨터 박사 출신의 수재다. 창업하자마자 지난해 4, 8월 두차례에 걸쳐 중국과학원, 커다쉰페이 등으로부터 수천만 위안의 엔젤투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캄브리콘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캄브리안 1A’ 칩을 발표, 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무인기, 웨어러블 설비 등에 장착 가능한 딥러닝과 신경망 전용 칩을 상용화해 주목받았다. 캄브리콘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칩은 초당 160억 개의 가상 뇌세포를 움직일 수 있고, 신경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2조개의 시냅스를 가동할 수 있다. 이는 그래픽 처리를 위한 고성능 처리장치인 GPU(graphic processing unit) 성능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중국 세계 최초 AI칩 유니콘기업 탄생은 중국 정부가 AI 산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준 결과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달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발표해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AI 발전 중장기계획을 마련했다.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자국 인공지능(AI) 핵심 산업규모를 1조 위안(165조원)까지 키우고 전 세계 AI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로써 업계는 중국 IT기업들의 AI 사업 투자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내 공개된 AI 사업 투자는 200건이 넘으며, 관련 투자액이 200억 위안(약 3조3000억원)이 넘는다. 올해는 500억 위안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