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25시]종교인 과세 도입 임박…김동연 부총리 ‘마이웨이’

2017-08-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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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시작으로 종교계 설득작업…국회 본회의 앞서 여론조성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예방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악수를 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종교인 과세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30일 조계종을 시작으로 31일 천주교 등 종교단체를 연이어 방문해 종교인 과세 도입에 힘을 싣겠다는 포석이다.

김 부총리는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만나고, 31일에는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한다.
그의 종교계 행보는 관련 사안이 정치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종교세 도입을 추진하는 정부로서는 다음달 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를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

김 부총리는 종교인 과세 도입을 위해 종교계 인사들을 직접 만날 것을 시사해 왔다. 지난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종교인 과세를 내년부터 시행하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제반 조치를 기재부와 국세청이 차질없이 추진 중”이라며 “실무적으로 종교단체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직접 만나볼 생각도 하고 있다. 일부 오해도 있는데 소통 채널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종교계 방문이 종교인 과세 논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종교인 과세는 박근혜 정부가 2015년부터 수차례 시도했지만, 정치권 표심에 밀려 2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법안 중 하나다.

정부는 소득세법상 기타소득 항목에 ‘종교인 소득’을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세법개정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 부총리 의지와 달리 종교인 과세는 이번에도 쉽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출신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종교인 과세를 2년 더 늦추자는 의견을 내면서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권의 미지근한 분위기와 달리, 종교계 밖에서는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 도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78.1%가 예정대로 과세를 해야 한다는 부분에 공감을 표시했다.

일각에서는 김 부총리의 종교계 방문이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시선도 제기된다. 종교계 가운데 불교와 천주교는 비교적 종교인 과세를 수용하는 입장이어서 설득작업보다 세법 도입 전 관행적인 예방이라는 것이다.

30일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 주경 스님은 2015년 종교인 과세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찬성한다는 소신을 내비쳤다. 이후 “국민의 한 사람이자, 불교의 대표 종단으로서 모범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반면 이틀간 행보에서 과세에 반대하는 종교단체를 방문하는 일정이 빠진 것은 아쉽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예장합동)이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을 설득시킬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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