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대사관의 점유로 지난 60여년간 통행을 금지했던 덕수궁 돌담길이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이 길은 과거 고종과 순종이 제례(길례와 흉례) 의식을 행할 때 주로 이용했다.
서울시는 1959년부터 철문으로 막혀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됐던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영국대사관 후문~대사관 직원 숙소 앞)을 보행길로 정식 개방한다고 30일 밝혔다.
문화재청에서는 덕수궁에서 이 길과 바로 연결되는 덕수궁 후문 1개소를 신설했다. 영국대사관 역시 후문을 이곳으로 이설하고 경계담장을 새로 설치했다.
이번에 개방하는 곳은 단절됐던 덕수궁 돌담길 총 170m 가운데 시 소유 100m 구간이다. 나머지 70m 구간(영국대사관 정문~대사관직원 숙소 앞)은 영국대사관 소유로 1883년 4월 영국이 매입했다.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 중인 '고종의 길'(덕수궁길~정동공원)이 연내 개방되면 덕수궁으로부터 덕수궁 돌담길을 거쳐 정동공원과 정동길까지 한번에 이어질 전망이다.
박원순 시장은 "정동 일대 역사를 품은 탐방로이자 '걷는 도시 서울'의 비전을 집약한 사람 중심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덕수궁 돌담길이 온전히 연결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