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작원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관련 자료를 몰래 유출하려다 체포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관련 기술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항변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CNN 단독 입수, 24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이 영상에는 지난 2011년 7월 우크라이나 키예프 서부 140㎞에 있는 지토미르의 한 차고에서 북한 남성 2명이 문서를 무단 촬영하다가 현장을 급습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검거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이 유출하려던 정보 중에는 탄두를 최대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고체연료용 RT-23 미사일 관련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상을 제보한 주체는 우크라이나 당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북한의 핵 도발과 관련,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대북(對北) 미사일 기술 유출 의혹을 받아왔던 상황에서 이번 영상 공개를 계기로 혐의가 없다는 점을 적극 항변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영상 속 공작원들과의 인터뷰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오히려 지속적인 북한 공작원들의 미사일 기술 유출 시도를 모두 막아냈다고 강조한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보도에 따르면 복역 중인 영상 속 공작원 2명 외에도 또 다른 공작원들이 관련 장치를 훔치거나 운반하다가 적발돼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이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지난 14일 보도를 통해 "북한이 우크라이나 등에서 고성능 액체추진 엔진(LPE)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과거 미사일 기술을 획득하려고 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우크라이나가 북한의 미사일 개발 진전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우크라이나는 즉각 부인했다.
CNN은 "이후에도 미사일 정보를 유출하려는 북 공작원들의 시도가 여러 차례 시도됐다가 저지됐다"며 "잇따른 미사일 기술 유출 시도와 실패 사례는, 북한 정권이 오랫동안 미사일 개발과 성능 강화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