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도 지난 17일 열린 ‘제5차 한중 공공외교포럼'에서 “25년간 가장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지만 지금까지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얻어냈고 협력의 원동력과 기반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시기인 만큼 한중 양국 관계 발전을 직접 체험하고 민간 교류를 이끌어 온 주인공들의 한중관계에 대한 생각과 바람이 갖는 의미도 크다.
◇ 권병현 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 대표(전 주중대사) "굳게 손 잡고 새로운 문명 열자"
한국과 중국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이웃 국가다. ‘하오펑유(好朋友·좋은친구)’인 양국이 최근 사드 한반도 배치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찬란하게 꽃 피웠던 한중간 민간·인문 교류가 냉각됐다. 양국관계 발전과 민간외교 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사람으로서 지난 25년간 이뤄낸 협력과 번영의 성과가 사라질까 안타깝기만 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구동존이(求同存異)’ 대신 ‘구동화이(求同化異)’를 외치고 있다. 다름에도 같은 것을 추구하자는 데서 진일보해 조화를 이뤄 함께 전진하자는 개념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한국과 중국도 ‘구동화이’의 자세로 작금의 난관을 조속히 극복해야 한다. 북핵 해결에 있어서는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난관을 이겨내고 발전의 길을 걸어왔듯 앞으로도 양국 지도자와 국민의 지혜와 끈기로 더 넓고 평탄한 길을 열 것이라고 확신한다.
◇ 취환(曲歡) 한중문화우호협회 회장 "문화 등 한중 민간교류의 물줄기 계속되야"
한중 관계는 수교 전의 ‘적수불루(滴水不漏·물 한 방울도 샐 틈이 없다)’에서 수교 당시의 ‘수도거성(水到渠成·조건이 갖추어지면 일은 자연히 성사된다)’, 수교 후 ‘해납백천(海納百川·바다는 수 많은 강을 모두 받아들인다)’로 변해왔다. 둑이 무너지고 세찬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 듯 양국 관계는 빠른 발전을 이뤘다.
나는 수교 초기 한국으로 이주해온 신화교(新華僑)로 양국관계 발전의 증인이자 참여자며 수혜자다. 한중 문화교류 촉진을 위해 앞장서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서 특히 문화가 양국 관계발전에 금상첨화와 같은 역할을 했음을 몸소 체험했다. 사단법인 한중문화우호협회는 설립 이후 15년간 다도·서예·술·종교·소수민족 문화 등 다방면에서 양국 지방정부간의 심층적 교류를 촉진하고, 소통의 교량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문거나득청여허, 위유원두활수래(問渠那得淸如許,爲有源頭活水來·연못의 물이 이리도 맑은 것은 근원에서 끊임없이 물이 흘러나오는 까닭일세)’(주자-관서유감)라고 했다.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함께 민간교류 ‘근원의 물줄기’가 멈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북핵, 구체적 로드맵으로 해결"
최근 동북아에 군사 충돌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확실한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외교적 접근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보다는 한중 양국의 정부·학계·기술·비지니스·안보 등 분야 리더들이 모여 향후 25년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 생각한다.
◇ 조평규 단국대 석좌교수 "화이부동 철학으로 한반도 위기 극복해야"
논어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화(和)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공존의 원리지만, 동(同)은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흡수·병합의 논리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철학은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심 사상이라고 확신한다. 양국이 마음을 열고 함께 지혜를 짜내 작금의 모순을 조속히 해결하기를 소망한다.
◇ 류쯔양(劉子陽) 경기대 대학원 국제경영학 교수 "한중 관계 시련 길지 않을 것"
한중 수교 25주년은 축하해야 할 큰 경사다.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왔다. 물론 흡족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며 협력해 해결할 문제다. 그 누구도 역사적 발전의 큰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글로벌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드 갈등이 양국 민간·인문 교류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사전에 준비해온 각종 국제교류·포럼·대학간 협력 사업 등이 중단돼 안타깝다. 하지만 시련의 시간이 길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 장쉐진(姜雪今) 서울시립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객원교수 "갈등있지만 해결할 수 있어"
지난 25년간 양국 관계는 각종 난제 속에서도 계속 발전했다. 좋은 이웃으로 인적교류, 경제·무역, 문화·학술 등 다방면에서 거둔 실질적 성과를 지켜봐왔다. 정치·외교·군사 방면에 갈등이 있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 한중 양국은 역사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고 공통점도 많다. 유교 문화권에 속해 유가 전통경전·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깊어 긍정적이다. 또, 오랜기간 직접적인 군사 충돌도 없었다. 양국 지도자들은 이미 순망치한의 이치를 깨닫고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현실에 접근하고 있다. 갈등은 있지만 역사라는 큰 틀에서 보면 일시적인 현상이자 잠깐의 좌절일 뿐이다.
◇ 황페이(黃菲)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경영관리 MBA 주임교수 "두려워 할 필요없다"
◇ 아구다무(阿古達木) 재한중국유학생회 회장 "유학생은 양국교류의 귀중한 자산"
◇ 왕화젠(王華健) 재한중국인박사연합회 회장 "한국 내 유학생 절반 중국인, 예민한 시기"
1990년대 ‘한류’는 중국 80허우(1980년대 출생자), 90허우에게 큰 영향을 줬다. 한국 드라마, 화장법, 아이돌 등은 많은 중국 청년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한국에 있는 10만여명 외국인 유학생 중 절반 이상인 6만명이 중국인이다. 한국 교육부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명 유치 목표를 내놨다. 최근 비중을 고려하면 이 중 10만명 이상이 중국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드 갈등은 일부 중국 학부모와 학생이 안전을 이유로 한국을 포기하게 할 수 있다. 예민한 시기다. 한국 내 유학생과 동포들은 스스로 엄격히 관리해 불순한 목적의 개인이나 단체에 이용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유학 초기의 초심을 깊이 새기고 학업에 열중해 인생의 목표를 향해 정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