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년 후부터 본격적인 노동력감소 문제에 직면하고 2050년 경제활동인구가 현재보다 13%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2050년이 되면 생산성이 높은 45세 미만 취업인구의 취업률은 30%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50년 뒤에는 세입이 현재의 72%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면, 세출은 사회보호·보건을 중심으로 매년 2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2050년 경제활동 인구 크게 감소
10일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지은 한국은행 부연구위원이 공동발표한 '인구고령화가 노동수급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성별·연령별 노동공급패턴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030년쯤부터는 노동부족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50년에는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인구, 총근로시간이 각각 현재의 87%, 88%, 8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보고서는 당장 노동공급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5~64세 핵심생산가능인구는 2050년이 되면 지금의 69% 수준으로 줄지만, 이 연령대 취업자 숫자는 88%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현재 노동시장이 장노년층에게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고, 청년층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고령화 충격이 경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노동부족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요인으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고령층 진입을 꼽았다.
특히 사회복지 서비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수리업, 보건업,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교육서비스업, 의료·정밀·광학기기 및 시계제조업, 금융 및 보험관련 서비스업 등에서는 이미 고령화가 진행됐고 신규인력 진입이 부족해짐에 따라 노동부족 현상이 클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앞으로 노동부족 문제가 나타나더라도 정부 정책이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년층의 은퇴시기 연장,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 축소, 청년실업 감소 등의 정책이 성공적으로 실현되면 경제활동인구 및 취업인구는 각각 현재의 92% 수준, 총노동시간은 8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은퇴시기가 5년 정도 연장돼 장년고용이 확대되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경제활동인구는 78만3000명, 취업인구는 79만4000명 늘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10~15년 후인 2030년쯤부터 노동부족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출산·양육 지원정책, 외국인 근로자 정책, 고령인력 및 여성 고용정책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입은 줄고, 세출은 늘고
이날 함께 발표된 '인구구조 변화와 재정' 보고서에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국가 재정여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065년이 되면 세입은 현재의 72%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면, 세출은 사회보호·보건을 중심으로 매년 2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재정지출이 국내총생산(GDP) 32% 수준을 유지하고 물가상승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가 매년 1% 성장하는 것을 전제한 결과다.
조세항목별로 살펴보면 소득세를 포함한 노동세입은 2015년 119조원에서 2040년 100조원 이하로 떨어지고 2065년경엔 86조원을 기록할 걸로 나타났다. 50년간 노동세입이 72%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법인세 등 자본세입 역시 같은 기간 50조원에서 37조원 이하로 약 74% 감소할 걸로 예상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구조변화로 인한 조세수입 감소가 주요 7개국(G-7)보다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만큼 세율을 높여 세수를 늘릴 수도 있지만 고령화로 인해 그 정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자본세율과 노동세율은 각각 20%, 4%로 이는 G-7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 특히 노동세율의 경우 가장 낮은 미국(27%)보다도 한참 아래다.
세출 측면을 살펴보면 2016~2065년 고령화 진전으로 매년 2조8000억원의 재정지출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연간 성장률을 1%, 재정지출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2%, 물가상승은 없다는 걸 가정해 나온 결과다.
보고서는 "인구구조 고령화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세입 규모는 감소하고 재정지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정정책 측면에서 장기적인 대응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