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비평] 수능→학종 비판?..'학교 2017' 금수저가 서울대 가는 법

2017-08-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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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2017'이 학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KBS ‘학교 2017’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전개시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학교 2017’과 같은 청소년 드라마나 청소년 영화의 주요 내용은 ‘학력고사’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학력고사ㆍ수능 성적만으로 학생들을 획일적으로 줄 세워 학생들이 살인적인 입시지옥에 시달린다는 것은 2000년대 초반까지 청소년 드라마나 청소년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학교 2017’에선 수능을 비판하는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고 학종을 비판하는 내용이 집중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학종에 대해선 학생 개개인의 노력보다 부모의 재력과 가정환경이 합격 여부에 훨씬 많은 영향을 미치는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난 여론이, 수능에 대해선 최소한 학생 개개인들에게 형식적인 기회의 평등은 보장하는 공정한 대입 전형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현재 대입에서 수시 비중이 76.2%를 차지해 대입에서 수능의 비중은 매우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980-2000년대 초반처럼 드라마에서 수능과 같은 대입 전형을 비판하는 내용을 전개시키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기 힘들다.

지난 달 31일 방송된 ‘학교 2017’ 5회에선 라은호(김세정 분)가 병원 수술실에 실려갔다. 수술실에서 금도고 교사들은 라은호의 성적과 스펙으론 도저히 학종으로 대학에 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수술실에서 양도진(김응수 분)은 학종에 대해 “금수저 전형인데”라며 라은호가 학종으론 대학에 갈 수 없다고 단정했다.

심강명(한주완 분)은 한수지(한선화 분)에게 학종에 대해 “학교생활기록부에 넣는 한줄 한줄이 다 돈이에요”라고 말했고 한수지는 “성적순으로 대학 갈 때는 그냥 죽어라 공부만 하면 됐는데. 그냥 성적순으로 대학 갈 때가 좋았어요”라며 학종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대휘(장동윤 분)는 전교 1등이지만 집안이 가난해 부잣집 아들인 만년 2등인 김희찬(김희찬 분)의 공부를 도와주면서 김희찬 어머니로부터 돈을 받으며 같이 학원에 다니고 있다.

송대휘는 김희찬 어머니가 대신 돈을 내줘 김희찬과 함께 유명 학종 학원에서 상담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학원 상담 교사는 송대휘에게 “전교 1등인데 학교생활기록부에 스펙이 모자라 서울대에 못 가”라고 냉정히 말했다. 그 상담교사는 김희찬에 대해선 “학교생활기록부가 이렇게 빵빵한데 서울대 문제 없어요. 봉사 활동은 의료 봉사가 좋아요”라고 말했다.

김희찬 어머니는 “걱정 말아요. 이 아이 삼촌이 의사에요”라고 말했다. 부잣집 학생일수록 학교생활기록부를 풍부하게 작성할 수 있어 학종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

또한 금도고는 학종에서 주요 평가 요소인 각종 경시대회 정보를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알려줬다. 심지어 현강우(이종원 분)는 현태운(김정현 분)에게 수학 경시대회 답을 미리 알려줬다. 이를 안 송대휘는 분노해 수학 경시대회 답안지를 훔쳤다. 학종이 최소한의 형식적 공정성과 기회의 평등도 무너뜨리면서 범죄까지 자행하며 금수저들에게 특혜를 주는 전형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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