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지는 국지적 집중호우와 폭염 등 이상기온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여름철 수요가 많은 오이와 수박 주산지가 폭우로 침수돼 오이·수박 가격이 급등했다. 충북 진천의 경우 평년보다 11배가 넘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봤고, 충남 천안은 200여 동의 시설 하우스가 물에 잠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기준 다다기계통 오이 10개당 평균 소매가격은 1만872원으로, 평년(5726원) 대비 89.9% 올랐다. 한 달 전에 비하면 무려 142.8% 급증했다.
여름철 인기 과일인 수박도 1통당 평균 소매가격은 1만7912원으로, 평년(1만5714원) 대비 14% 상승했다. 수박 1통에 2만1600원에 판매되는 곳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오이와 수박 주산지는 전북·충청 지역인데, 최근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며 시설 하우스가 대거 침수됐다"며 "출하 면적이 감소돼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오이·수박 주산지인 충남 천안과 충북 진천의 경우 지난 1~16일 누적 강수량이 각각 622.3㎜, 483.5㎜로 평년 강수량보다 많았다.
진천의 경우 평년 누적강수량 43㎜에 비하면 11배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셈이다. 전북 익산 역시 같은 기간 누적강수량이 311.5㎜로 평년 70.3㎜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았다.
천안시 병천면, 동면, 수신면 등 아우내 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폭우로 이달 전체 출하면적의 15%에 달하는 오이 시설 하우스 200여동이 물에 잠겼다.
진천은 오이·수박 시설 하우스의 4%가 침수됐고, 대표적인 수박 주산지인 전북 익산도 집중호우로 수박 시설 하우스 면적의 70%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집중 호우에 따른 오이·수박 가격 상승세는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침수된 상당수 시설 하우스는 당분간 오이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수박도 다음 달 초순까지의 출하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여름휴가철에 수요가 많은 삼겹살과 상추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강수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추 100g 소매가격도 1607원으로 한 달 전 670원보다 139.9% 폭등했다. 삼겹살 냉장 100g 소매가격 역시 2397원으로 평년 2098원보다 14.2% 비싸게 팔렸다.
박미성 농업관측본부 과일야채팀장은 "집중호우 이후 고온이 지속되면 병해충 발생이 많아질 수 있다"며 "피해 농가에서는 시설 하우스의 청결상태를 유지하고, 병해충 방제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