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보다 작은 칩으로 해킹 위험 차단…SK텔레콤 ‘양자난수생성 칩’ 개발

2017-07-2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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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분당사옥에 위치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SK텔레콤 직원이 5x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다가오며 해킹으로 인한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해킹 걱정 낮춰줄 수 있는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손톱보다 작은 칩 형태로 제작해 각종 스마트 기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23일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제작에 성공한 시제품은 가로‧세로 5mm의 작은 크기로 SK텔레콤은 칩의 가격을 수 달러 수준으로 낮게 책정할 방침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고 싼 SK텔레콤의 양자난수생성 칩은 자율주행차‧스마트폰을 포함한 다양한 사물인터넷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며 보안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 사물인터넷 제품은 통신인증을 위해 자신의 고유값을 기지국에 알려줘야 하는데, 이 고유값은 암호화돼서 보내진다. 만약 해커가 암호의 패턴을 찾아 고유값을 탈취해 직접 제품을 조종하게 되면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예측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True Random Number)'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장치다. 순수 난수를 암호로 사용하면 현재의 암호 체계로 활용 중인 ‘유사 난수’보다 해킹의 위험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유사 난수란 무작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숫자를 의미한다.

문제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재 암호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구글, IBM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은 앞다투어 양자컴퓨터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은 지난 2015년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재 암호 알고리즘이 더이상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다.

특히 지금의 유사 난수는 양자컴퓨터의 연산으로 단번에 깨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관련 기관과 학계 및 정보통신업계에서 그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것이 패턴이 전혀 없는 순수 난수를 기반으로 한 양자암호체계다.

뛰어난 보안성에도 불구하고 보안 분야에서 양자암호생성기가 활발하게 활용되지 않은 것은 그동안 상용화된 양자암호생성기의 크기가 크다보니 일반 디바이스에는 탑재할 수 없었고, 가격 또한 비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양자난수생성기는 신용카드보다 크고 최소 수백달러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초소형 칩 형태로 양자암호생성기를 제작하는데 성공하며 보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초소형 칩 형태의 양자암호생성기는 다양한 사물인터넷 제품에 탑재될 예정이며 각종 금융서비스에도 이용될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은 USB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USB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를 양자난수생성칩이 탑재되지 않은 제품에 연결하면 순수 난수를 생성해줄 수 있다.

SK텔레콤은 복수의 보안 업체와 손잡고 양자난수생성칩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해외 광통신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서는 노키아와 양자암호기술 기반의 ‘퀀텀 전송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차세대 광전송 장비에 양자암호기술을 탑재하기로 했다. 퀀텀 전송 시스템은 제3자가 암호 열쇠에 접근되면 스스로 파괴돼 해킹을 원천봉쇄하는 기술이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을 예측했고, 이런 중요한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암호의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양자암호 기술개발에 집중했다”며 “향후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양자암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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