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선 홍역이, 홍콩과 대만에선 독감(인플루엔자)이 유행하고 있어 여행 때 주의가 요구된다. 두 질환 모두 내버려 두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감염병이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유럽 일대에서 홍역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 자료를 보면 2016년 2월부터 올 6월 중순까지 1만4000여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35명이 숨졌다.
홍역은 급성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선 제2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바이러스가 10~12일간 잠복해있다 발병한다. 주된 증상은 발진과 고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다. 대부분 회복하지만 설사·중이염·기관지 폐렴 같은 합병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드물지만 목숨을 잃기도 한다.
보건당국은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홍역백신(MMR)은 두 차례 맞아야 한다. 2회 접종을 마치지 않았거나 불확실한 경우 최소 4주 간격으로 두 차례 또는 최소 1회 접종하면 된다. 1차 접종시기인 생후 12개월보다 어리더라도 한번은 접종한 뒤 출국하는 게 좋다. 단 이전에 홍역에 걸린 적이 있거나 만 50세 이상은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
홍콩이나 대만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계절성 독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홍콩에선 올 5월부터 독감이 유행 중이다. 지난 5월 5일부터 이달 18일 사이 독감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성인 환자만 289명에 달한다. 이중 199명이 목숨을 잃었다. 어린이 환자는 23명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특히 최근 2주간 환자가 크게 늘었다. 질본 자료를 보면 홍콩 독감 의사(의심)환자수는 6월 넷째 주(6월 25일~7월 1일)에 외래환자 1000명당 10.6명, 7월 첫째 주(7월 2~8일)엔 9.3명을 각각 기록했다.
대만도 지난달부터 의심환자가 증가 중이다. 이달 2∼8일 사이 124명이 독감 진단을 받고 11명이 사망했다. 9~15일엔 11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11명이 숨졌다.
홍콩과 대만에서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A(H3N2)형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1~7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38∼40℃ 고열과 마른기침, 목이 아픈 증상 등을 일으킨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일부는 목숨을 잃는다.
보건당국은 유럽 지역과 홍콩·대만 여행 때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킬 것을 당부했다. 입국 때 홍역이나 독감 의심증상이 보이면 국립검역소 검역관에 신고해야 한다. 집에 돌아간 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