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정부의 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 적용 확대 정책이 다음 달부터 시행되면 사실상 지속 성장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추가 예고된 비정규직 대책에 따른 인건비 확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신규 가맹점 수수료 환급 등도 향후 카드사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가세 카드사 대리납부 추진과 내년으로 예정된 카드수수료 개편 논의 등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카드사들은 당장 올 하반기부터 수익이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일본 내 위챗페이 결제내역에 대한 모바일 전표매입 업무를 다음 달부터 대행한다. 중국 소비자가 위챗페이를 통해 결제하면 매입 대행 사업자인 하나카드가 우선 결제대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위챗페이가 하나카드에 해당 결제대금을 주는 방식이다. 일종의 밴(VAN·결제대행사) 역할로, 하나카드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내 성과를 토대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국가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미국 신용카드 시장에 도전한다. 지난달 미국 최대 한인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와 업무협약을 맺고, 양사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접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현지 교민과 외국인을 상대로 공동 사업을 시작한다.
올 초에는 미국 최대 한인가맹점 대상 신용카드 매입사인 UMS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UMS 보유 가맹점 대상 금융서비스, 인수·합병(M&A)을 통한 매입사업 확대, 미국 가맹점 대상 빅데이터 컨설팅 등을 하기로 합의했다.
BC카드 역시 인도네시아 국책은행인 만디리은행과 손잡고 합작법인 '미뜨라 뜨란작시 인도네시아'를 설립, 현지에서 프로세싱 업무를 시작했다. 만디리은행이 카드를 발급하면, BC카드가 승인·매입·정산·청구 등의 프로세싱 업무와 단말기 인프라 구축을 맡는 구조다.
인도네시아는 카드 사용률이 10% 미만으로 매우 미미한 편이다. 때문에 최근 직불·신용카드시장 성장률이 매년 20%에 달하고 있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이슬람 등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 안 되고, 카드론은 가계부채 부실이 우려되니 확대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본업인 가맹점 카드수수료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는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강제 인하 등 업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반시장적인 정책으로 국내에서 눈을 돌려 해외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