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최주호 기자 =경상북도 포항시와 한국환경공단이 4년여 동안 끌어온 포항시 음폐수(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 나오는 폐수) 처리시설 부실시공 책임 공방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포항시민들은 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포항시에 90t의 음폐수 정상처리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11일 시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민사부는 지난 7일 포항시가 음폐수 처리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한국환경공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포항시에 29억4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포항시가 청구한 68억원 중 미집행금과 산기관교체 등 입증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 58억원만 인정했다. 또 원고인 포항시도 성상조사 및 설계기준 설정 결과에 대해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어 배상액을 58억원의 50%로 제한했다.
포항시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포항시 음폐수 처리시설에서는 일일 평균 90t 중 54t만 정상 처리되고 나머지 36t은 포항시 하수종말처리장과 포스코, 올해 계약을 체결한 군산시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처리시설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54t 정상처리에 대한 시설물 부분준공처리가 필요하며, 1심 소송 이후 항소에 대비, 향후 소송은 별개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90t의 음폐수 정상처리를 위해서는 6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형기성 소화조를 반드시 설치해야 전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 관계자는 “일일 평균 발생하는 90t의 음폐수를 정상처리하기 위해서는 형기성 소화조 설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재 항소심에 대한 준비와 함께 60억원의 예산 확보를 위해 한국환경공단, 포항시의회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음폐수 처리시설은 2013년부터 음폐수의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육상처리를 하기 위해 한국환경공단이 신공법으로 설계와 시공을 맡아 104억원을 들여 남구 호동에 건립됐다. 당초 하루 90t의 음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시공됐지만 54t 정도만 정상 처리되고 있어 시가 한국환경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