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전79기 첫 승’ 절박했던 박보미 “골프 인생 걸었다”

2017-07-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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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미가 9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의 웨이하이 포인트(파72·6126야드)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아버지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전성민 기자 =“18번홀 티샷 하기 전에 스코어를 봤는데 버디를 해야만 연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골프 인생을 걸자’라는 생각으로 정말 집중했다. 버디 퍼트가 들어갈 때 정말 짜릿했다.”

박보미(23)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9번째 대회에서 감격적인 첫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4년의 간절함은 ‘인생 퍼트’로 연결됐다.

박보미는 지난 9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의 웨이하이 포인트(파72·6126야드)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5억원) 마지막 날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한 박보미는 이지후(24)와 함께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파4)에서 치른 연장 첫번째 홀에서 파를 지켜낸 박보미는 보기에 그친 이지후를 제치고 우승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박보미의 뒷심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지후가 6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낸 가운데, 5언더파로 추격하던 박보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극적으로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말 그대로 ‘인생 퍼트’였다.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2012년 8월 KLPGA에 입회해 2014년부터 활약한 박보미는 78번의 대회를 치르는 동안 10위 안에 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전까지 KLPGA 투어 최고 성적은 2015년 5월에 열린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4위였다.

대회 마지막날 챔피언 조에서 처음 경기해본 박보미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꽉 잡았다. 캐디로 옆에서 함께 해준 아버지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박보미는 “아버지께서 챔피언 조는 처음이니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맘 편하게 치자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대로 편하게 치니 좋은 결과가 따라 나왔다. 연장전을 앞두고도 아버지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인생 우승’을 통해 박보미는 많은 것을 얻었다. 2014년 상금 순위 84위, 2015년 82위, 2016년 89위에 그치며, 매번 다음 시즌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해 해마다 시드전을 치러야 했던 박보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18년까지 KLPGA 투어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첫 우승을 했다는 자신감도 박보미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은 23세 박보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감을 이어가 1승 더 이루고 싶다”며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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