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 기자 =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신한사태'의 중심에 있던 인물들이 7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당초 행사에 참석만 할 뿐 별다른 접촉이 없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악수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한사태 3인방은 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신한은행 창업자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신한사태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 전 행장은 신한사태에서 신 전 사장의 대척점에 있었던 인물이었지만, 최근 법원 판결과 신한금융지주의 스톡옵션 지급 결정 등으로 마무리되는 상황인 만큼 깍듯하게 선배 대우를 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로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뒤늦게 라 전 회장이 입장하자 이번에는 후배인 신 전 사장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라 전 회장 역시 "인사 좀 하고 살지"라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신한금융지주 주주들까지 대화에 함께 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졌다. 대화 내내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은 악수한 손을 잡고 있기도 했다.
이들이 만난 건 지난 2011년 이희건 명예회장 작고 이후 처음이다. 이희건한일교류재단이 신한금융그룹 전·현직 임직원을 모두 초청했고 신한사태 주역 3인방이 모두 응하면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됐다.
그동안 극단적인 갈등을 감안할 때, 이날 세 사람이 앙금을 털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의 화해 제스처로 신한사태가 감정적으로도 비로소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갈등을 완전히 푸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 전 사장은 이날 행사장을 나서며 이 전 행장, 라 전 회장과의 만남에 대해 "의례적인 인사"라며 "화해할 시간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