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유명 인권운동가이자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유명해진 류샤오보(劉曉波·61)의 옥중 동영상이 최근 한 중화권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중국 옥중 인권 탄압 논란에 반박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일부러 유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류샤오보는 지난 2010년 2월 베이징시 고급인민법원에서 국가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은 후 2010년 5월부터 최근까지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감옥에서 복역하다가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영상에는 류가 교도소에서 류는 배드민턴을 치고, 탁구를 치고, 조깅을 하는 장면, 눈 오는 날에는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눈을 치우는 장면도 나온다. 지난 2011년 9월 부친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석방된 류가 사복 차림으로 부친의 영전에 국화를 바치며 애도하는 모습도 나온다.
특히 교도소에서 류는 혈압체크, 안구검사, 치아검사, 흉부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등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장면도 나온다. 류는 아내 류샤가 면회를 왔을 때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전화통화로 이야기하면서 "신체검사, 피검사 결과가 모두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지어 인터뷰에서 류는 교도소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주어서 매우 고맙다고 전한다.
영상 후반부에 가면 류샤오보가 병원에서 환자복을 입은 채 진찰을 받는 모습이 나온다. 내시경 검사, CT 촬영 등을 마친 류샤오보는 병상에 누운 채 의사의 회진을 받는다.
의사들은“여기를 누르면 아프냐”, “밥 먹을 때 괜찮냐?” 등의 질문도 던진다. 이어 영상에는 전문가들 여러 명이 회의실에 모여 류샤오보의 병세에 관해 토론하는 모습도 나온다. 특히 류는 “B형 간염 병력이 있냐”는 의사의 질문에 “20여년 이미 알았다”고 대답한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교도소 측은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지난 5월 31일 정기 신체검사에서 류샤오보의 신체에 이상을 발견해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며 “중국의과대 제1부속 병원의 22명의 전문가들이 지난 7일 회진을 한 결과 간암이 몸 전체로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교도소 측은 “류샤오보 가족의 요구대로 베이징 301병원, 셰허병원등 타지의 국내 저명한 간암 전문가 8명이 제시한 치료법 대로 류샤오보를 치료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감옥 측은 류샤오보가 복역하기 전부터 B형 간염 병력이 있어서 매년 한 차례씩 건강검진을 했다고 강조했다.
류샤오보 옥중 동영상에 대해 중국 반체제 인사인 가오위(高瑜)는 홍콩 명보를 통해 "동영상은 정부에서 공개한것으로, 류샤오보가 20년전 이미 간염 병력이 있다고 말한 것을 공개해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권운동가 후자(胡佳)도 "동영상은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 같다”며 “원래는 상부에 보고하려고 감옥에서 만든 동영상을 편집해서 류샤오보가 합리적이고 세심한 대우와 보호를 받았음을 보여줌으로써 류샤오보의 옥중 인권 탄압에 대한 국외 여론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테리 브랜스태드 신임 주중 미국대사도 28일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취임회견에서 류샤오보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들 부부를 도와야 한다. 가능한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움이 된다면 그가 중국 이외에 어디서든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누리기를 바란다"며 인도적 조치를 촉구했다.
[동영상 출처: 유튜브 보쉰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