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는 짜릿한 우승을 이룬 뒤 “벙커샷이 들어간 건 정말 엄청난 일이었다”며 “이런 순간을 다시 겪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자신도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감격했다. 그만큼 극적인 칩-인-버디였다.
스피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일랜즈(파70·684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6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다니엘 버거(미국)와 연장 승부를 벌인 스피스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짜릿한 버디를 잡아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스피스는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 이후 부진을 씻고 시즌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스피스는 이날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하지만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주춤했다. 결국 12번홀(파4)과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버거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오히려 궁지에 몰린 것은 스피스였다. 버거가 12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스피스는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가까스로 파 세이브에 성공,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또 위기가 찾아왔다. 스피스는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다시 빠뜨렸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스피스가 퍼 올린 벙커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 극적인 버디를 기록했다. 경쟁자 버거마저 엄지손가락을 들게 할 수밖에 없는 환상적인 벙커샷이었다. 기세에 눌린 버거는 버디 퍼트를 놓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이날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찰리 호프먼(미국)과 공동 3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6타를 줄이는 맹타로 순위를 공동 17위(6언더파 274타)까지 끌어올렸다. 안병훈(26)은 이날 3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66위(1오버파 281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