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에어백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조치로 경영난에 부딪친 일본 에어백 업체 다카타가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 중 70년래 최악의 파산 규모로 꼽히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 대한 파장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NHK 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다카타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도쿄지방재판소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하기로 했다. 사실상 파산 신청이다. 리콜 비용을 포함한 부채 총액은 1조 엔(약 10조 198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파산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앞으로는 법원의 감독 하에 사업을 계속하면서 경영 재건 목표를 현실화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자동차부품회사에 편입돼 있는 미국의 대형부품 업체 '키 세이프티 시스템즈(KSS)'가 2000억 엔(약 2조 396억 원) 규모를 출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미국 내 자회사인 TK홀딩스는 미국 연방 파산법 11조의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미 연방 파산법 11조에는 경영난에 빠진 기업에 한해 채무 상환을 잠정 유보할 수 있게 해 사업을 재건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실 경영 논란을 빚었던 또 다른 일본 기업인 도시바도 이 법안의 적용을 신청했었다.
시장에서는 다카타의 미국 파산 신청 이후 에어백 공급 차질 등 업계 타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다카타가 도요타자동차부터 테슬라까지 전 세계적으로 19개 업체에 에어백을 공급해온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카노라마의 미야오 다케시 애널리스트는 "파산 절차가 2개월 안에 이뤄지면 최선의 시나리오겠지만 1년 반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에어백 공급 체인에 최소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933년 섬유 회사로 설립된 다카타는 1987년부터 에어백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안전벨트, 어린이용 시트 등 차량용 안전제품 제조까지 확대하면서 에어백 분야에서 세계 3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에어백 사고가 잇따르면서 경영 위기를 맞았다.
지금까지 에어백 사고로 미국인 11명을 포함, 전 세계적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부상했다. 교환 대상 차량만 최소 1억대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조치를 내렸지만 리콜에 대한 대응 지연 등으로 소비자와 관계 기업 신뢰를 잃고 파산에 몰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