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현재 왕위계승 서열 2위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를 제1왕위계승자로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그동안 국방장관으로서 사우디 왕정을 떠받치는 군과 에너지 산업 관리를 담당해왔다. 사우디의 경제·사회 정책을 주도하는 왕실 직속 경제·개발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직하기도 했다. 살만 국왕의 친아들이기도 하다.
왕위 계승 서열상 2위였지만 빈살만 왕자는 그동안 왕정에 필요한 주요 관직을 두루 겸직하면서 사실상 '왕가 실세'로 통했다. 실제로 살만 국왕의 주문에 따라 미국·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 면담에 참석하면서 '빈살만 왕위설'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일본 방문시에는 사절단 500여명과 함께 13대의 비행기, 200대의 전세 차량을 이용하는 호화 방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왕위 계승 관련 칙령이 발표됨에 따라 그간 왕위 계승 서열 1위였던 모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 내무장관은 모든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살만 국왕의 조카인 알사우드 내무장관은 계승 서열이 1위였지만 모든 활동에서 빈살만 왕자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최근에는 살만 국왕의 칙령에 따라 범죄 수사 개시부터 기소, 형 집행까지 형사 사건 전반을 담당하는 '수사·기소국'(BIP)을 내무부에서 분리해 권한이 축소되기도 했다.
한편 포브스는 "왕위 계승 1위에 오른 빈살만 왕자는 올해 31세로, 왕위를 넘겨받을 경우 사우디 역사상 가장 어린 통치자가 될 것"이라며 "형제와 상속인 간 협의를 통해 왕과 후계자를 결정했던 과거 사우디 왕가 사례를 볼 때 상당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