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6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테헤란 테러가 향후 이란 경제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모아진다. 서방국가의 제재를 완전히 벗는 호재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으로 인한 중동 불안에 발목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테러 지원국' 오명 벗고 경제 숨통 트일까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동 순방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테러 공동 대응과 이란 제재 강화 등을 협의했다. 이란을 사실상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 이란을 적국으로 삼고 있는 사우디의 심리를 이용해 추가 제재를 예고한 것이다. 하지만 테러 피해자가 되면서 미·사우디의 주장을 무력화하게 됐다.
이에 따라 친(親)서방 경제 등 개방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2기 국정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 핵협상을 계기로 풀렸던 제재 외에도, 유럽 국가 등을 설득해 남아 있는 정치·경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유량 증산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란은 주요 산유국 각 산유량 감산 합의에서 예외 국가로 분류됐다. 산유량을 경제 제재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유가 반등을 노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미국의 눈엣가시였지만 당분간은 경계의 시선을 벗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중동 불안해서' 외국인 투자 유치 힘들 수도
이번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드러난 점은 수니파와 시아파 간 이슬람 종파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동 불안이 고조되면서 외려 이란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핵 합의에 따라 일부 제재가 해제된 상황에서 개방 성향의 하사니 대통령이 연임하게 되면서 이란은 향후 외국 기업을 적극 유치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번 테러를 계기로 치안 대책에 치중하게 되면 경제 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경파를 지지하는 혁명 수비대 등 군병력의 발언권이 높아지면 로하니 대통령의 사회 자유화와 개방 추진이 어려워지는 탓이다. 특히 중동의 정치적 불안은 장기적으로는 이란을 넘어 중동 투자 자체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로 책임을 추궁하고 있는 이번 테러 이후 사우디와 이란이 화해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당초 연임에 성공하면 서방 국가의 나머지 제재도 모두 해제하겠다고 공언한 하사니 대통령 입장에서는 큰 고민을 떠안게 됐다.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적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도 이런 경제에 숙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