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쌍용양회가 국내 슬래그시멘트 1위 업체인 대한시멘트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지방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3일 쌍용양회는 한앤컴퍼니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시멘트 지분 100%(보통주 121만5565주)를 무차입으로 26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쌍용양회가 수천억원을 들여 대한시멘트를 인수하는 것은 본업인 시멘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앞서 쌍용양회는 시멘트 외에 에너지, 해운, 세라믹, IT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했으나, 2016년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이후 쌍용머티리얼 등 비핵심 사업부를 매각하는 사업구조 재편을 벌여 왔다.
대한시멘트는 생산 능력 외에 전남 광양에 위치하는 등 지리점 이점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450만톤의 슬래그시멘트와 슬래그 파우더를 남부·수도권에 판매하며 24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70억원에 이른다.
슬래그시멘트는 철광석을 정제하고 남은 물질인 슬래그를 시멘트와 1 대 1 비율로 섞은 제품으로, 레미콘의 원료로 쓰인다.
쌍용양회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약 80만t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수요처를 추가로 확보하고, 계열사인 쌍용기초소재 및 한국기초소재와 연계해 공급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또한 자사 출하공장과 하역부두를 공동으로 이용해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쌍용양회 측은 연간 이익 증대 예상액이 약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양회 관계자는 "슬래그시멘트는 일반 시멘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특히 지방에서는 중소 레미콘사가 많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대한시멘트 인수는 이런 수요에 대응하고, 시멘트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에도 대한시멘트 인수를 추진했었지만, 당시에는 자금 여력이 여의치 않아 실패했다"면서 "회사가 비핵심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사전에 구조조정에 나선 게 기회를 잡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