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싱가포르와 홍콩이 새로운 금융허브로 각광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제 성장과 안정적인 환경으로 스위스 보다 빠른 속도로 해외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다.
14일 보스톤컨설팅그룹(BCG)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4년간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해외 자금이 스위스의 두배가 넘는 속도로 유입될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2021년까지 해외 자산이 8% 성장하고 홍콩은 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스위스(3%) 보다 크게 웃도는 수치다.
현재 대표적인 자산관리 허브는 스위스다. 스위스는 싱가포르의 2배인 2조4000억 달러(한화 2700조원)의 해외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자국의 정치 경제 환경이 불안정해지자 안전하게 돈을 맡길만한 안전한 국가를 찾았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제도가 잘 되어있는 스위스로 돈이 몰린 것이다. UBS·크레디트스위스·DBS 등 글로벌 은행들은 해외 자산 서비스를 강화하고 직원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 허브 지역의 민간은행으로 유입된 해외 자금은 10.3조 달러(1경 1592조원)로 4% 증가했다.
스위스 은행은 17세기부터 고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비밀주의를 채택했는데 이 때문에 검은 돈이 흘러 들어왔다. 스위스 은행들은 검은 돈을 은폐하고 탈세를 방조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자산관리 허브를 내세우며 비밀주의로 무장한 스위스 은행들의 영업방식이 죽은 모델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싱가포르와 홍콩의 경우 투명성을 강화하고 안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세금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이용하는 기업이나 고객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돈 세탁 관련 은행 제재도 확고하다.
무엇보다 중국 인도 등 주변 국가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기 전망이 낙관적인 점이 매력적이다. 싱가포르는 독립적이고 안정적인데다 정부도 자산시장에 협조적인 점도 한몫한다. BCG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자본 유치가 고객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동시에 경제적 생산량도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서 해외 자산의 최대 공급원은 중국이다. 지난해 해외 자금은 중국 민간은행 수익에만 120억 달러(13조5000억원)를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