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상표권 갈등 속 더블스타 韓 특수목적법인 설립…인수전 '속도'

2017-06-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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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사진=더블스타]

 
이소현·윤정훈 기자 =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한국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며 인수전에서 속도를 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지분 42.01%를 취득한 청도성미국제투자유한공사는 100% 자회사인 싱웨이코리아 주식회사에 매수인의 지위를 이전했다.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 측이 지난 3월 채권단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한국에 100% 자회사 형태로 SPC를 만든 것.

채권단 관계자는 “기존에 중국에 있던 SPC를 국내에 만든 것”이라며 “더블스타가 국내에 SPC를 설립하기로 한 것을 예정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과 ‘금호’ 상표권을 쥐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핑퐁게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블스타는 예정된 준비 절차를 진행하며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더블스타 측이 한국 법인을 설립하면 인수합병 과정 중 법적인 측면에서 보다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과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 ‘금호’ 상표권을 쥐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좌)이 ‘핑퐁게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산업은행]


◆  금호 ‘상표권’ 놓고 "우리 자산" vs "경영권 박탈" 핑퐁게임

금호 상표권을 놓고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갈등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에서는 자산인 상표권을 일방적으로 사용 요구한 것에 대해 불만이며, 산업은행은 상표권 사용이 뜻때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영권 박탈’이라는 초강수를 예고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산업은행에서 상표권과 관련한 공문을 받지 못했다”며 “받게 되면 자체적으로 검토를 통해 브랜드 사용료 절충과 관련, 이사회를 여는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회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표권은 금호산업 자산”이라며 “채권단의 요청대로 상표권 20년 보장과 독점 사용을 수용 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상표권 관련 기존 입장만 고수하며, 추가 협상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표권 협상이 진척이 안된다면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초강수를 예고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동안 채권단에서는 많이 기다려줬다”며“8년 간 기다렸는데 이번 매각 기회를 놓치면 금호타이어 경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 그냥 재매각이 아니라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박삼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기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금호타이어 대리점주협의회와 협력사, 노조에서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매각될 경우 브랜드 가치 저하로 소비자들은 점점 금호타이어 제품을 외면할 것이며 이는 국내 우량 기업의 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각에서 기술 유출을 얘기하는데, 금호타이어는 중요한 고무 공정을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쌍용차 사태와는 다르다”며 “중국은 이미 세계 5위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인수한 경험이 있지 않느냐”며 되물었다.

산업은행은 지난 5일 금호 상표권을 가진 금호산업에 “더블스타에 20년간 매출 0.2% 요율로 상표권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금호산업은 지난 9일 “0.5%를 달라”며 역제안을 했다. 더블스타는 지난 12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호타이어 매출은 연간 3조원으로, 상표권 사용료를 놓고 산업은행과 더블스타는 연 60억원씩 20년간 약 1200억원, 금호산업은 연 150억원씩 3000억원으로 가치를 매기며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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