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관련해 '대부업 죽이기'일 뿐 오히려 사채 시장을 키워 서민을 낭떠러지로 밀어 떨어뜨리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그나마 7~10등급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대부업권이 저신용자 대출을 중단하면 금리가 많게는 수천%에 달하는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공행진 중인 가계부채 해법 중 하나로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27.9%에서 20%로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개인 간 금전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연 25%)도 연 20%로 낮출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대부업법 최고금리 인하 법안을 발의했던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서민들의 빚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법정 금리를 추가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대부업 이용자의 평균신용등급은 7.54등급에서 7.44등급으로 우량해지고 이 기간 5~6등급 이용자는 9.2% 증가한 반면 7~10등급 이용자는 6.6% 감소하면서 저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반면 대부금융협회가 한국갤럽 설문조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추정한 올해 불법 사금융 이용자 수(20세 이상 성인 기준)는 지난해 9월 말 총 43만명으로 1년 전 33만명보다 10만명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향후 20%로 인하되면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의 대출 취급을 아예 중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사채 시장만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채는 통계상 잡히지 않기 때문에 수치만 보면 저신용자 대출이 사라졌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현실은 불법 사금융의 늪에 빠진 것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무턱대고 법정 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뮬레이션을 하면 최고금리가 25%로 내려오면 60만명 가까이가 대부업을 이용할 수 없고 연간 금리를 1%씩 내려서 20%까지 낮추면 100만명가량이 대부업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면서 "특히 대학교를 막 졸업한 사회초년생들은 금융거래 정보가 없어서 대출 받기가 매우 어려워 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금리 인하보다는 불법 대부업체를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현재 자산 100억원 이상의 대형 대부업체만 금융위가 관리하고 나머지는 지자체 소관인데 금융당국의 인력을 늘려서 지방에 있는 대부업체까지 감독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