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절대평가,입시 부담 줄이지 못하고 대입 전형만 더 복잡하게 만들어

2017-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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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가 열린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정부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수능 절대평가가 입시 부담은 줄이지 못하고 대입 전형만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은 수능 절대평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현재 진보적인 교육단체들은 수능 절대평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수능 점수로 학생들을 줄 세워 학생들이 살인적인 입시부담에 시달리고 사교육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대입에서 수능 비중을 줄이면 학생들의 입시부담이 감소하고 사교육비도 줄 것이라는 것.

하지만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된다고 해도 학생들의 입시부담은 전혀 줄지 않는다. 학생들이 살인적인 입시부담에 시달리는 이유는 수능 점수로 학생들을 줄 세워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입 전형 방식이 아니라 과도한 입시 경쟁이기 때문이다.

설사 수능이 폐지되더라도 지원자가 100명이고 입학정원이 20명이라면 지원자 100명 중 80명은 탈락하고 20명만 합격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즉 과도한 입시 경쟁 때문에 입시 지옥이 생긴 것인데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하는 측은 그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방식에 불과한 수능만을 입시지옥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수능 비중 축소에만 급급하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가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줄이지 못한다는 것은 현재 상황이 증명한다. 수능 절대평가가 시행되지 않았을 뿐이지 현재도 대입에서의 수능 비중은 더 이상 줄이지 못할 정도로 감소한 상태다.

전국 4년제 대학교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9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점수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 비중은 23.8%에 불과하다.

이렇게 대입에서의 수능 비중이 매우 줄어든 상황에서도 학생들은 여전히 입시 지옥에서 살고 있고 전형 수가 수천개나 될 정도로 대입 전형은 극도로 복잡하고 불투명해져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키고 있다. 또한 정유라 입시 부정과 같이 입시 부정이 얼마든지 가능할 정도로 대입 전형의 공정성도 파괴됐다.

수능 절대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대입 전형 간소화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해도 지원자가 100명이고 입학정원이 20명이라면 지원자 100명 중 80명은 탈락하고 20명만 합격하는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돼 수능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을 부여한다고 가정해 보자. 입학정원이 20명이면 지원자 100명이 모두 수능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았다 해도 100명 중 20명만 합격하고 80명은 불합격해야 한다.

대학은 80명을 불합격시키기 위한 다른 전형 요소를 도입할 수밖에 없어 대입 전형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입 본고사가 부활될 가능성도 높다.

안선회 중부대 진로진학컨설팅학과 교수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능 절대평가로는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줄일 수도 없고 오히려 내신 사교육비를 증가시킬 것이다"라며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변별력이 없어져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전면화되고 공정성은 파괴되며 교육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다. 여러 설문조사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 사교육을 가장 많이 유발하고 전형 기준을 알 수 없는 깜깜이전형이며 공정하지 않고 상류층에 유리한 금수저 전형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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