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리뷰] 뮤지컬 ‘록키 호러쇼’ 기괴함에 더해진 B급 감성, 관객을 홀리다

2017-06-08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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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부터 괴기한 분장의 배우들 관객 호흡 유도

공연 중 배우들과의 소통 매력적

                              뮤지컬 ‘록키 호러쇼’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공연 시작 전 공연장 로비나 객석에 있다 보면 기괴한 분장을 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결코 관객을 해치진 않는다. 뮤지컬 ‘록키 호러쇼’에서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록키 호러쇼’는 전형적인 컬트(cult) 뮤지컬이다. 컬트는 숭배를 의미하는 라틴어 쿨투스(cultus)에서 파생됐다. 컬트물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보다 소수 집단에게 지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1973년 런던 로열 코트 극장에서 초연한 ‘록키 호러쇼’도 당시 주류 문화에 편입되지 않은 B급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젊은 관객층의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록키 호러쇼’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출연진의 모습부터 B급 문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화려하고 짙은 화장을 한 얼굴과 코르셋에 카터벨트를 차고 망사 스타킹에 하이힐을 신은 남자 주인공 프랑큰 퍼터부터 괴기스러운 캐릭터에 난해한 의상을 입은 앙상블 배우들의 모습은 충격적인 동시에 낯선 불편함을 유발한다.

공연에는 외계인, 창조물, 양성애자가 등장해 로큰롤 음악을 배경으로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약혼한 브래드와 자넷이 폭우 속 자동차 고장으로 도움을 청하기 위해 우연히 프랑큰의 저택으로 들어갔다가 겪게 되는 기이한 사건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콜백(call back)’ 형식의 관람 문화다. ‘콜백’은 관객들이 배우들의 대사에 반응하거나 가사에 추임새를 넣는 것으로,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단순한 추임새를 넘어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극에 참여할 수 있다.
 

뮤지컬 ‘록키 호러쇼’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이를 위해 관객들은 공연 전부터 안내 방송과 영상을 통해 배우들의 춤을 숙지할 수 있다. 또한, 공연 중간 앙상블 배우들이 뿌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록키 호러쇼’에 대한 정보가 담긴 매거진 한 장씩을 받아들고 공연장에 입장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관객들은 매거진으로 비를 피하면 된다.

다만, 공연 중에 관객들이 소품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보니 잦은 소음으로 공연 몰입도를 방해하는 요소도 분명히 있다. 차분한 관람 형식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산만한 분위기에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프랑큰 퍼터 역에 캐스팅된 베테랑 배우 마이클 리의 파격적인 변신은 돋보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마이클 리는 여장과 함께 완벽한 가창력, 연기력을 선보이며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공연은 8월 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 ‘록키 호러쇼’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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