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미 국방부 '투명한 사드 배치' 주장...한국 외교 지형 변화 가능성도"

2017-05-3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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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투명한 절차에 따라 사드 배치...한국과 긴밀 협력"

LA타임스 "진상 조사 이후 중국의 한국 제재 수위 완화 가능성"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조용성 베이징 특파원 = 미국 국방부는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보고 누락과 관련, 미국은 사드 배치 과정이 투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 같은 미 정부의 입장을 전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진상조사의 향후 전개에 대해서도 집중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사드 시스템 배치와 관련,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배치 과정에서 모든 조치가 매우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사드는 초기 요격 능력만 갖고 있으나 추가해야 할 부가 요격 능력이 있다"며 "추가 작업 추진 등 사드 프로그램에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A타임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배치 관련 진상 조사를 촉구한 만큼 그간 사드 배치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중국과의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기습적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고 한국산 제품 불매 운동과 관광 금지령을 내렸던 중국 정부가 제재 수위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게 LA타임스의 분석이다.

중국 언론도  한국의 사드 배치 보고 누락사건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31일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상조사 지시를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정치적 파장이 커질 수 있으며, 특히 군부 인사에 '지진급'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 문제가 한·미관계, 한·중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는 문 대통령이 6월 말 미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7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한 후,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사드문제가 주요사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문 대통령에게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며 "진상조사가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지, 어떻게 처리될지가 관심사"라고 평했다. 홍콩 봉황망도 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경위에 진노했다는 기사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망도 한국 내부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와중에 문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했다고 의미부여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 누락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면서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선 기간 중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이번 진상 조사를 계기로 사드의 전면 가동이 지연될 수 있어 미국과의 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아침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에 대비한 첫 요격 실험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올해 벌써 아홉 번째 미사일 발사를 단행한 데다 미사일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구체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을 가정한 요격시험을 실시, 가상의 ICBM을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북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요격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는 기존 미사일보다 비행 속도가 빠른 미사일을 표적으로 사용했지만 향후 ICBM 모형을 이용, 실험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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