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름 유출 양식장 보상 '지지부진'…피해 어민들 광화문광장서 보상 투쟁

2017-05-3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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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 신항 앞에서 동거차도 주민들이 세월호 기름유출로 피해를 본 돌미역을 쌓아둔 채 보상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무안) 장봉현 기자 =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피해를 본 전라남도 진도 미역양식장 등에 대한 보상 문제가 지지부진해 어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진도군에 따르면 지난 3월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잔존유 50㎘가량이 유출돼 동·서거차도 등 조도면 주민의 미역·톳 양식장 554.5㏊가 피해를 봤다. 피해 규모도 135어가에서 34억여원에 이른다. 꽃게와 미역 등 특산품 가격이 떨어지고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직격탄을 맞는 등 보이지 않는 피해도 크다.
어민들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보험사가 '선 판매, 후 보상 고려'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대책을 미룬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해양수산부는 인양계약에 기름 피해가 포함됐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인양업체는 6월 말까지 채취하고, 판매한 다음 팔리지 않은 부분에 대해 보상을 고려하겠다는 태도다. 

이에 조도면 동서거차도 어민 80여명은 6월 1~2일 서울시 광화문 광장에서 보상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어민들은 집회에서 유류 유출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해양수산부의 적극적인 업무추진 등을 요구키로 했다. 정부가 먼저 보상한 후,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에 구상권을 청구한다. 보관 건조미역의 물류비 지원 등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2일엔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당 윤영일(해남 진도 완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을 만나 피해보상 대책과 소송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5월 26일과 27일 동·서거차도 어민 50여명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꾸려진 목포 신항에서 집회를 열고 생존권 보장과 신속한 보상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미역 양식장이 오염됐는데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진도 어민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생업을 뒷전으로 미루고 구조와 수색 작업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특히 실종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온갖 불편마저 감내했다. 진도 주민이 '제2의 세월호 피해자'인 만큼 정부가 나서 기름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남도의회 강성휘 의원은 30일 열린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세월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미역 양식장에 덮친 피해는 계속돼 진도군민은 제2의 세월호 피해자가 됐다"며 “피해 보상을 인양업체의 보험사에 맡겨두지 말고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진도 동거차도 주민의 경우 미역 양식을 하는 13가구는 세월호 기름 유출로 가구당 평균 1억8000만원 등 23억원의 피해를 봤다"면서 "70여명의 자연산 채취에 종사하는 주민도 1인당 1000만원씩 모두 7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세월호 침몰 당시 생업을 뒷전으로 미루고 승객을 구조하는 데 앞장선 진도 주민이 참사 당시와 인양 과정에서 두 차례 기름 유출 피해를 겪었다. 더욱이 기름 피해가 알려지면서 진도산 수산물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번져 보이지 않는 피해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업과 관광 분야의 위축으로 제2의 세월호 피해자가 된 진도 주민이 재기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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