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재판 병합' 朴 전 대통령엔 "죄 없는 분 나오게 해 죄송"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딸 정유라(21)씨의 강제송환 소식을 들은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법정에서 딸에 대한 걱정을 쏟아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삼성 뇌물수수 사건 재판에서 "유연이(정유라)는 삼성 말 한 번 잘못 빌려 탔다가 완전히 병신이 됐고 승마협회에서도 쫓겨났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저는 삼성에 관심도 없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며 "(합병 찬성을 도와준 대가로) 삼성에서 유연이 지원을 다 해줬다는데, 박 전 대통령 지갑에 천원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어떤 이익도 안 봤는데 연관시키는 건 특검의 특수성 같다"고 비꼬듯 비판했다.
또 "처음에는 강요·압박으로 기소했다가 특검이 삼성을 들이대며 뇌물죄로 했는데, 승마는 오히려 모르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제가 유연이를 (삼성 지원과 상관없이 독일로) 데리고 갔다고 하지 않았느냐. 애를 죽이려고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재판장이 "흥분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딸이 들어온대서 흥분이 좀 돼 있다"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검찰을 향해서는 "딸한테도 책상을 쳐가면서 협박할 거냐"고 따지기도 했다.
최씨는 이날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딸의 입국 소식을 접했다.
이 변호사는 취재진이 최씨의 반응을 묻자 "(어차피) 예정됐던 사안"이라며 "(최씨는) 걱정은 되지만 변호인들이 알아서 잘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정씨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30일 오후 4시25분께 출발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31일 오후 3시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검찰은 정씨가 입국하는 대로 즉시 체포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최씨는 이날부터 함께 삼성 뇌물 사건의 심리를 받는 박 전 대통령에게 다시금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여기 계신 데, 죄 없는 분을 나와 계시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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